비싼 공법으로 계약 후 저가 공법 적용…대법서 '사기 유죄' 파기환송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국책사업인 수서발 고속철도(SRT) 공사비리와 관련해 기소된 시공사 책임자 등이 파기환송심에서 앞선 재판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수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두산건설의 현장소장 함모(56)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5천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함씨는 앞서 2심에서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함씨는 2015년 1∼10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둔전동 일대의 SRT 건설공사 제2공구에서 저진동·저소음 공법(슈퍼웨지)을 사용해 굴착하겠다는 철도시설공단과의 계약을 어기고 화약발파 등의 공법으로 공사한 혐의(사기)로 다른 하도급업체 및 설계·감리업체 책임자들과 함께 기소됐다.
슈퍼웨지 공법은 일반 화약발파 공법보다 시공 단가가 최대 6배 이상 비싸고, 1일 굴착 거리도 3배 이상 짧아 공사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런 방식을 쓰겠다고 속여 타낸 공사비가 168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씨 등은 이외에도 뇌물수수와 공여, 업무상 배임, 배임수·증재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뇌물죄와 배임죄는 물론 사기 혐의도 유죄라며 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4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2심의 사기 무죄 판단에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고, 서울고법 재판부는 파기환송 취지대로 사기를 유죄로 판단해 다시 형량을 늘렸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최모씨, 우모씨, 김모씨 등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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