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공매도 탓으로 돌려…"상장폐지 트윗 아무도 몰랐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 한해는 내 생애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일론 머스크가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인터뷰에서 격무와 스트레스로 탈진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 매주 많게는 120시간을 일한다면서 말라리아에 걸렸던 2001년 이후 1주일 넘게 휴가를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나흘 동안 공장 밖으로 나가지 않은 적도 있다"면서 "그러느라 아이들을 보지도 못하고 친구들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8일에 47세가 된 그는 생일에도 하루 24시간 밤새워 일했다고 토로했다. 그 이틀 뒤에는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열린 동생 킴벌의 결혼식에 신랑 들러리로 참석해야 했는데 공장에서 곧장 비행기로 날아가 예식에만 참석하고 바로 테슬라 본사로 돌아와 모델 3 차량 생산 문제에 매달렸다.
그는 "최악은 끝난 줄 알았다"면서 "테슬라 운영 면에서는 최악은 끝났다. 하지만 개인적인 고통으로 보면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NYT는 머스크가 로스앤젤레스의 집에서 1시간에 걸쳐 인터뷰하는 동안 때때로 감정에 북받친 듯이 하던 말을 멈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을 테슬라 주가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자들에 돌렸다. 그는 "공매도자들로부터 적어도 몇 달은 극심한 고문을 받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잠을 자려고 때때로 수면제인 앰비엔을 먹는다면서 "잠을 아예 못 자거나 앰비엔을 먹거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일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려고 하며 자금은 확보됐다'는 트윗으로 투자자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머스크는 이 트윗을 날리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를 보거나 검토한 적은 없었다고 인정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깜짝 트윗과 관련해 사전에 설명 듣지 못한 것에 대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왜 그래야 하나?"고 반문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그만둘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NYT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이사들은 최근 머스크가 트위터를 끊고 업무에 전념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의 트윗에 대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머스크와 이사들은 이르면 다음 주 SEC 측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상장폐지에 드는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할만한 후보로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꼽힌다. 하지만 사우디 펀드는 아직 돈을 대겠다는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의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X가 자금을 지원하고 테슬라의 경영권 일부를 갖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테슬라는 머스크의 일상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회사의 2인자로 최고운영책임자를 영입하기 위해 적임자를 물색해왔다.
머스크는 몇 년 전에 회사가 현재 페이스북에서 2번째로 높은 임원인 셰릴 샌드버그에 그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윗 이후로 2인자 구하기는 더 급해졌다.
머스크는 이사회 의장과 CEO를 겸임하는 것을 포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달라. 지금 당장에라도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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