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에너지 보여준 웅장한 공연으로 관중 사로잡아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신창용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을 찾은 이들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경기장 한가운데 놓인 거대한 산 모형이었다.
18일 개회식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은 인도네시아의 웅장한 대자연으로 변신했다.
산자락 하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길이 120m, 높이 26m, 폭 30m의 특수 무대엔 개회식이 시작되자 폭포수까지 흘러내렸다.
사전공연이 끝나고 뜨거운 환호와 함께 개회식이 문을 연 후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인도네시아인들의 함성이 더욱 치솟은 것은 전광판에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의 영상이 등장한 순간이었다.
경호를 받으며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조코위 대통령이 도심에서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꽉 막힌 도로를 질주해 경기장에 도착하는 영상이 화면에 나오자 관중은 웃음과 함성은 터뜨렸다.
이어 귀빈석에 앉은 조코위 대통령이 소개될 때까지 관중은 한목소리로 '조코위! 조코위!'를 연호했다.
재선을 노리는 조코위 대통령으로서는 친근하고 소탈한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할 만한 설정이었다.
흡사 선거 유세장이 연상될 정도로 관중이 한목소리로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는 모습은 이질적이기까지 했다.
이날 GBK 주 경기장에선 56년 만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열정도 고스란히 확인됐다.
개회식에선 대형 무대의 한쪽만을 사용한 탓에 7만6천 석의 관중석 가운데 절반을 사석으로 비워뒀는데 나머지 관중석엔 인도네시아 깃발을 들고 마스코트 모자를 쓴 3만5천여 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45개 참가국 중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선수단이 입장할 때 관중은 물론 자원봉사자와 현지기자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뜨겁게 선수들을 환영했다.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들어선 남북한이나 이웃 말레이시아, 같은 이슬람국가인 팔레스타인 선수단이 입장할 때도 박수소리가 커졌다.
조코위 대통령의 개회 선언 이후엔 특수무대에서 대자연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공연이 이어졌다.
공기와 물, 땅, 바람, 불을 차례로 형상화한 대규모 공연이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불 공연은 자연스럽게 개회식의 하이라이트 성화 점화로 이어졌다.
성화 주자가 천천히 성화를 들고 산을 타고 올라가 꼭대기에서 마지막 주자인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스타 수지 수산티에게 넘겨주자 수산티가 꼭대기에 있는 화산 분화구 모형에 불을 붙였다.
수산티 등장에 함성이 쏟아졌고, 폭죽과 함께 성화가 점화하자 함성은 더욱 커졌다.
성화 점화와 함께 무대 앞에 앉았던 선수단은 하나둘 자리를 떴지만 관중은 화려한 조명과 전자음악으로 꾸민 마지막 '아시아의 에너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개회식 모습을 눈과 카메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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