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대회 연속 준우승 이정은, 평균타수 1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5년 동안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김보아(23)가 이정은(22)을 연장전에서 물리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보아는 19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친 김보아와 5타를 줄인 이정은은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4타로 공동1위에 올라 연장전을 벌였다.
2014년 데뷔한 김보아는 해마다 시드 유지에 급급할만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무명 신세였다. 2016년에는 상금랭킹 60위, 작년에는 59위로 간신히 1부투어에서 살아남았다.
올해는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김보아의 이름 석자는 여전히 팬들에게는 낯설었다.
2011년 아마추어 때 초청선수로 출전한 KLPGA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연장전에 진출한 이력이 있지만 자신도 "그런 기억이 살짝 스쳐갔다"고 말할만큼 오래 전 일이다.
데뷔 이래 128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김보아는 1억2천만원의 거금과 2년 동안 시드권을 받고 활짝 웃었다. 상금랭킹은 21위에서 11위(2억9천455만원)로 껑충 뛰었다.
김보아는 "작년까지도 우승이 멀게만 느껴졌다. 올해는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고 실력도 늘어 우승할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선두 박결(22)에 1타차 공동2위 그룹 일원으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보아는 14번홀까지 이정은에 2타 뒤져 있었다.
15번(파4), 16번홀(파4) 연속 버디로 이정은을 따라 잡은 김보아는 18번홀(파5)에서 까다로운 1.5m 파퍼트를 집어넣어 위기를 넘긴 뒤 연장전에서 '대어'를 낚았다.
지난해 전관왕에 올랐고 올해도 우승은 없지만 정상급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스타 이정은을 상대로 연장전 승리를 따낸 김보아는 "오히려 연장전이라 긴장이 덜했다. 버디 퍼트가 들어갈 것이라는 확신에 자신 있게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멘탈 코치에게 받은 심리 강화 훈련 덕을 많이 봤다. 이 퍼트의 의미를 염두에 두지 않으려 했다"면서 "중요한 퍼트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퍼트도 없다는 자기 암시를 한다"고 소개했다.
김보아는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면서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꼽았다.
작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우승을 보태지 못한 이정은은 버디 6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6타를 몰아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이다. 이정은은 최혜진(19)을 밀어내고 평균타수 1위(69.6393타)로 올라선 걸 위안으로 삼았다.
이다연(21)은 데일리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 64타를 뿜어내 1타차 3위(8언더파 205타)에 올랐다.
전날 선두였던 박결(22)은 1오버파 72타로 부진, 공동10위(5언더파 208타)에 턱걸이했다.
상금 1위 오지현(22)과 대상 포인트 1위 최혜진은 나란히 공동10위에 올라 타이틀 경쟁에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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