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민, 여자대표팀 이신혜와 부부…"내일은 내가 응원"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레슬링 첫 메달리스트 공병민(성신양회)은 메달 획득 소감을 묻는 말에 아내의 이름부터 말했다.
그는 "(이)신혜가 만들어준 죽이 큰 힘이 됐다"라며 "내일은 내가 맛있는 죽을 만들어줄 예정"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공병민은 여자 레슬링 자유형 53㎏급 국가대표 이신혜(울산시청)와 부부다.
그는 부산체고 재학 시절 레슬링부 후배로 만난 이신혜와 교제했고, 6년간 교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은 기쁠 때나 힘들 때나 서로의 손을 잡고 같은 곳을 바라봤다. 부상 중엔 곁에서 위로하며 힘을 불어넣었고,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는 함께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사랑의 힘은 결실을 봤다. 두 선수는 한국 레슬링 사상 처음으로 부부 국가대표가 됐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란히 출전하게 됐다.
첫 테이프는 공병민이 끊었다. 그는 레슬링 경기 첫날인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74㎏급에서 카타르 아브라함 압둘라만에게 10-0 테크니컬 폴승을 거둬 동메달을 획득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공병민은 "그동안 전날 하던 계체를 이번 대회부터 경기 당일에 하게 돼 체중감량이 어려웠다"라며 "오늘 경기에 앞서 아내가 만들어준 죽을 먹고 기력을 회복했는데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은 아내가 경기하는데 준비한 것이 없나'라는 질문에 "나도 아내를 위해 죽 재료를 준비해왔다"라며 "내일은 내가 죽을 만들어줘 아내의 메달 획득을 돕겠다"라고 말했다.
공병민은 '아내는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나'라고 묻자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좋은 경기를 펼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신혜는 자신의 경기 전날임에도 경기장을 찾아 공병민을 목청 높여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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