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법인 대표 "일과 삶 균형" 강조
IT 허브 방갈로르에 업계 직원들 불면증·우울증 만연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강도 높은 업무로 잘 알려진 아마존이 인도 직원들에게 오후 6시∼오전 8시에는 업무 이메일이나 전화에 응답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미트 아가르왈 아마존 인도 법인 대표는 이달 초 사내에 보낸 메모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직원들이 탈진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베이저스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보스로 알려졌다.
아가르왈 대표의 메모는 인도의 IT 허브이자 3번째로 큰 도시인 방갈로르에서 뜨거운 논쟁을 촉발했다.
방갈로르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기는 힘든 일이다. 아웃소싱 분야에서 일하는 100만명 가운데 상당수는 세계 각지에 있는 고객들에 맞춰 자주 밤늦게까지 일한다. 떠오르는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 심야 회의와 주말 통화가 일상적이다.
방갈로르에서 IT 분야 종사자들을 많이 상대하는 정신과 의사 S. 카리아나순다람은 불면증과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의 증상이 만연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25살이나 28살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40년간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카리아나순다람의 토요일 진료 예약은 IT 기업 직원들로 가득 차 있으며 예약이 몇 달씩 밀려있을 때도 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삶에는 일밖에 없다면서 "이건 재앙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의 아가르왈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실행은 보기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셀러앱을 창업한 딜립 바마난은 인도의 스타트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4시간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서도 전화를 받고 이메일에 답장을 쓴다. 그의 직원들은 요통과 불면증,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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