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하수 이용률 44%…"사용총량제 도입 필요"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잦은 가뭄 등에 따른 무분별한 관정 개발 및 사용 후 방치 등으로 지하수가 위험해 지고 있다.
지하수 보호를 위해 수질관리 강화와 사용 총량 관리제 도입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0일 경기도와 국토부, 수자원공사 등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도내 지하수 이용시설은 25만2천115개로, 10년 전인 2007년의 19만5천511개보다 30%(5만6천604개)나 증가했다.
지하수 사용량도 가뭄 여부에 따라 연도별로 큰 격차를 보인 가운데 같은 기간 연간 5억5천200여만t에서 5억6천400여만t으로 늘었다.
도내 지하수 이용시설의 98%, 사용량의 94%는 생활용수 및 농·어업용수용이다.
특히 농업용 지하수 이용시설의 경우 2002년 4만2천817개에서 2016년 8만7천537개로, 연간 이용량은 같은 기간 1억2천200여만t에서 2억900여만t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농업용 지하수 관정은 가뭄이 발생할 경우 단기적인 대책으로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도내 지하수 연간 개발가능량은 12억8천200여만t로 조사됐으며, 이 중 무려 44%인 5억6천400여만t을 사용 중이다. 도내 사용률이 전국 평균 사용률 32%보다 12%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안성시의 개발가능량 대비 이용량 비율은 94.6%에 달하고, 이천시도 93.4%, 파주시는 8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해 놓고도 수량부족과 수질악화, 상수도 대체 등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도내 지하수 관정 역시 3만117개에 이르고, 2001년부터 발견된 미등록 관정도 8만3천145개나 된다.
이같이 계속 늘어나는 지하수 관정과 관리 소홀로 지하수의 오염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도내 362개 지하수 수질 측정망을 통해 조사한 도내 지하수의 수질 기준 초과율은 2014년 7.9%에서 2016년 8.9%로 높아졌다.
특히 음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관정의 수질 기준 초과율은 13.2%에 달한다.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지하수 관정 중 원상복구 등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관정 7천417개 중 31.2%(2천317개)의 미사용 원인도 수량부족 또는 수질악화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용 지하수 이용시설의 개소당 연간 이용량은 2002년 3천300여t에서 2016년 2천700여t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하수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방치된 지하수 관정 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원상복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관정 개발을 막고, 지하수 사용 총량 관리제 도입 등이 요구되고 있다.
충남도는 내년부터 개발가능량 대비 현재 이용률에 따라 관심지역, 우려지역, 심각지역 등으로 나눠 지하수 취수량을 제한하는 지하수 총량 관리제를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이기영 선임연구위원은 "인프라와 관리체계가 정착단계에 접어든 지표수와 함께 지하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며 "지하수 측정망 확충 및 정보화 체계 구축, 방치 관정 실태 파악과 원상복구 사업 지속, 지하수 총량 관리제 도입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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