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앞 경비 초소에 맞아…이슬람 최대 명절에 대사관은 휴무
터키-미국 관계 최악 상황서 발생…현지언론 "용의자 1명 앙카라서 체포"
여당 "외교사절은 우리의 손님…도발에 집중적인 조치 이뤄질 것"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유철종 특파원 = 터키 수도 앙카라의 미국 대사관에 총격이 가해졌다고 로이터통신과 dpa 통신 등이 뉴스채널 CNN 튀르크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오후 용의자 1명이 앙카라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더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이날 오전 대사관 앞을 이동하던 차량에서 발사된 여러 발의 총탄이 경비 초소에 날아들었다. 그러나 사상자는 없었다. 총격을 가한 범인이 한 명인지 아니면 다수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범인은 총격 후 달아났다.
AP 통신은 터키 민영 이흘라스 통신을 인용, 이날 오전 이른 시각 대사관 앞을 이동하던 흰색 차량에서 4∼5 차례에 걸쳐 총이 발사됐으며, 대사관 외부 6번 문 앞 경비 초소를 목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총격이 발생한 시간이 오전 5시께로 4∼6 발의 총격이 경비 초소에 가해졌다고 전했다.
앙카라 주재 미 대사관은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쿠르반 바이람: 희생절) 기간을 맞아 이번 주 휴무에 들어간 상태였다.
대사관 대변인은 이번 총격으로 인한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터키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사의를 표했다.
터키 경찰은 범인들이 사용한 차량을 추적 중이다. 차량 번호판은 목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사관 총격 사건은 터키와 미국이 최악의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터키가 2년 가까이 억류 중인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거부하자 미국이 터키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고 이에 터키도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는 등 양국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 상태다.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을 비난한다. 이는 명백히 혼란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는 안전한 나라이며 모든 외국 공관은 법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면서 "사건은 조사될 것이고 가능한 한 빨리 설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여당인 정의개발당 대변인 오메르 셀릭도 사건에 대해 "명백한 도발이다. 이 도발에 대해 집중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터키서 임무를 수행 중인 외국 공관과 대사관은 우리 정부의 보호 아래 있으며 외교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손님이다"면서 "그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의 세심한 주의가 기울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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