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LG 트윈스 왼손 투수 차우찬(31)은 선동열(55)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선 감독은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우찬을 6월 24인 엔트리에 넣었지만,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진 차우찬은 고민 끝에 자진 하차를 결심했다.
결국, 선 감독은 13일 차우찬을 포함한 4명의 선수를 대표팀에서 제외한 뒤 대체 선수를 선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차우찬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이미 병역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원래 성격 자체가 성실한 데다가, 삼성 라이온즈 시절 은사인 선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어서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차우찬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훈련 시간에 맞춰 선 감독을 찾아갔다.
차우찬은 "감독님 죄송합니다"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고, 선 감독은 어깨를 두드리며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몸 잘 추슬러라"고 격려했다.
차우찬은 선 감독 재임 시절인 2006년 드래프트에서 삼성으로부터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투수에게 달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선 감독의 지론을 가장 잘 따르는 선수가 바로 차우찬이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던 차우찬은 선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은 마지막 해인 2010년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4를 거둬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됐다.
이후 차우찬은 삼성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덕분에 2017년 'FA 대박'을 터트리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선 감독은 차우찬이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자 "처음에는 우찬이가 대표팀에 정말 큰 열의를 보였다"면서 "본인 성적이 떨어지니 (엔트리 교체를) 하루 앞두고 먼저 '못 하겠다'고 말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19일 잠실구장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오전에 먼저 훈련을 마쳤고, 대표팀 훈련을 진행한 뒤 오후 5시부터는 LG가 썼다.
이에 맞춰 대표팀 더그아웃을 찾은 류중일 LG 감독 역시 "우찬이는 오래 봤지만 한 번도 꾀부리는 걸 못 봤다"면서 "국가대표를 포기해서 본인이 가장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선 감독이 아끼는 제자 차우찬에게 바라는 건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다.
차우찬은 후반기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12.66의 부진에 빠졌고, 팀 순위 역시 3위에서 5위까지 추락했다.
선 감독은 "성실한 차우찬이 잘 쉬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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