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에서 방사능 무기인 '더러운 폭탄' 제조에 이용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192가 분실돼 경찰과 관련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하리안 메트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0일 산업용 방사선 조사 장치를 느그리슴빌란 주 스름반에서 슬랑오르 주 샤알람으로 옮기다 분실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7만5천 링깃(약 2천만원) 상당의 이 장비에는 방사선치료나 비파괴검사에 주로 이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이리듐-192가 들어있었다.
경찰 당국자는 "해당 장비를 운반하던 회사 직원들은 픽업트럭 화물칸에 해당 장비를 실었다가 길에 떨어뜨렸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말레이 경찰은 자작극에 무게를 두고 이들을 체포해 조사했으나 특별한 혐의를 찾지 못한 채 곧 석방했다.
경찰과 원자력청(AELB)은 분실된 방사성 물질이 자칫 극단주의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픽업트럭이 이동한 경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리듐-192는 외부에 노출될 경우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뻗칠 조짐을 보이면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왔다.
2016년 6월에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위성도시 푸총 시에서 IS 추종자들이 나이트클럽에 수류탄을 던져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작년에는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활용하던 국제 테러조직원 수십 명이 잇따라 검거됐고, 이들 중 일부는 2017 쿠알라룸푸르 동남아시안(SEA) 게임 폐막식을 겨냥해 테러를 저지르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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