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올 상반기 미국 뉴욕의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줄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업체 스트리블링 앤드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상반기 500만달러 이상 아파트의 거래는 작년 동기보다 31% 감소했다.
거래 부진은 공급 물량이 많았던 대형 신축 콘도미니엄에 집중됐다.
하지만 500만 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기성 공동소유형 아파트의 매매는 작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공유형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의 소유권이 아니라 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형태로 거래되며 상당수가 센트럴파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공유형 아파트의 거래는 2013년 상반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의 거래량 증가는 완만한 반등의 성격이 짙다.
이는 매수자의 외면에 직면한 상당수의 매도자가 많은 차익을 챙기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호가를 낮추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중개인은 "매도자들이 현실에 굴복한 결과"라고 말했다.
뉴욕의 고급아파트 가격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크게 치솟았지만 이후 다소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가격의 하락세가 현저하다.
트라이베카 지역에 있는 신축 아파트가 단적인 실례다. 5개의 침실, 테라스, 높은 천장 구조를 갖춘 펜트하우스로 2014년 4천만달러에 매물로 나왔지만 3차례나 가격을 낮춰야 했다. 매도자 측의 최종 호가는 2천250만달러였지만 최근 등록된 부동산 권리증에는 거래가격이 2천만달러로 기재돼 있었다.
올해 상반기 공유형 아파트와 콘도미니엄 거래가의 중앙값은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상승세를 보였다.
스트리블링의 커크 헨켈스 부사장은 그러나 지난 2년에 걸쳐 공유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많은 아파트의 거래가격이 10∼20%가량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2016년 고급아파트 시장의 부진이 시작됐을 때 정치적 불확실성 탓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거래 부진에 대해 이들은 세제개편으로 주택 소유에 따른 금전적 부담이 커져 매수자들이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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