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대여 요구에 고장낸 채 반납…농기계 임대 '암초'

입력 2018-08-21 14:38   수정 2018-08-21 14:51

막무가내 대여 요구에 고장낸 채 반납…농기계 임대 '암초'
영동군 3진 아웃제 도입…행패 부리거나 불량 농기계 반납하면 임대 제한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3회 이상 문제를 일으킨 농민에게는 농기계 대여를 제한합니다"
충북 영동군 농업기술센터가 충북 최초로 농기계 임대 3진 아웃제를 도입한다.
고장 났거나 청소하지 않은 농기계를 몰래 반납하고, 예약 안 한 농기계를 막무가내로 빌려달라고 행패 부리는 민원인이 대상이다.

이 센터는 최근 빈발해진 농기계 임대를 둘러싼 갈등 방지를 위해 내달부터 3진 아웃제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센터 농기계 임대은행은 본소(영동읍)와 서부(학산면)·남부지점(매곡면) 3곳에서 운영된다.
트랙터·콤바인·관리기·제초기 등 50여종 570대의 각종 농기계를 갖추고 시민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준다.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5천∼8만원을 내면 값비싼 농기계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어 경작 규모가 크지 않는 농민이나 귀농인한테 인기다.
그러나 최근 농기계 임대를 둘러싼 갈등이 급증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임대창구에 불쑥 찾아와 농기계를 빌려달라고 떼를 쓰는가 하면, 심지어 고장나거나 흙과 오물 등이 묻은 농기계를 그대로 반납하는 경우도 많다.
군이 마련한 임대사업 운영 조례는 농기계는 항상 청결한 상태로 반납하고, 고장 날 경우 사용자가 책임지도록 해놨다.
조원제 군 농업기술센터장은 "반납된 농기계는 재임대를 위해 항상 최상의 상태로 정비하는 데, 진흙이나 오물 등이 묻어 정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수 백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물지 않기 위해 고장난 상태로 몰래 반납하는 얌체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는 농기계 수리에 쓰는 예산이 한해 1억원에 달한다.
군은 사용 규정을 어길 경우 1차 시정조치, 2차 경고문 발송에 이어 3차는 6개월 임대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창구에서 행패 부린 시민에 대한 임대 제한은 1년으로 강화했다.
조 센터장은 "직원에게 폭언이나 협박한 민원인은 채증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음주자에 대해서는 임차를 불허할 것"이라며 "원활한 창구 운영을 위한 조치인 만큼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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