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아시안게임서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 꿈 물거품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사격 황제' 진종오(39·kt)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주최 측의 미숙한 경기 운영 탓에 아시안게임 사상 첫 개인전 금메달의 꿈을 날려버렸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78.4점으로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진종오는 올림픽, 월드컵 파이널,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다른 주요 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따냈으나 유독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이 없었다.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 나선 진종오는 오전 예선을 치른 뒤 소속사인 kt 관계자에게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 그런지 한발 한발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번 대회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예선에서 584점을 쏴 2위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는 그러나 결선 시작 직전에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본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쏘는 시사(시험 사격)의 마지막 발 결과가 선수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실수는 경기 도중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오히려 진종오가 심판에게 항의한 뒤부터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김승철 대표팀 코치는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가 이의제기하면 경기 진행을 중단하고 장치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후 선수에게 무제한 시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 진행이 중단되지도 않았고 진종오에게 시사 역시 한 발만 쏘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진)종오가 억울해하는 부분은 왜 처음에 경기 진행을 바로 중단하지 않았느냐는 것과 또 시사를 한 발만 쏘도록 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심리 상태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격에서는 이런 경우 해당 선수가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해당 선수가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의 시사 기회를 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경기의 심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사를 한 발만 허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김 코치는 "오늘 (진)종오가 시사가 너무 좋았다"며 "심지어 시사 마지막 발의 마크가 보이지 않기에 바로 앞서 쏜 지점에 똑같이 가서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아쉬워했다.
또 "그 영향 때문인지 본사에 들어가서는 힘들게 쏜 것이 사실"이라며 "사격이나 양궁 같은 종목은 한 번 (심리적으로) 무너지면 다시 살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진종오는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사격 관계자는 "너무 억울한지 눈물이 글썽일 정도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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