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1위 해운업체인 머스크가 북극 항로에 첫 컨테이너선을 띄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가 3천6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벤타 머스크를 띄워 북극해 항로가 해상 화물 운송에서 수에즈 운하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시험에 나선다고 21일 보도했다.
벤타 머스크는 며칠 내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해 다음 달 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예정이다.
북극해 항로(NSR)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에서 러시아 북쪽의 북극해를 거쳐 노르웨이까지 향하는 길로, 아시아·유럽 교역로인 수에즈 운하에 장기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항로로 주목받아왔다.
북극 얼음은 계속 녹고 있으며 특히 올해 여름은 북극지방 기온이 일부에서 섭씨 30도를 넘을 만큼 이례적으로 높았다.
북극해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항해 시간을 1∼2주가량 단축할 수 있는 대신 비용이 더 들고 원자력 쇄빙선이 필요하며 수에즈 운하에 띄울 때보다 더 작은 선박만 이용할 수 있다.
이를 먼저 보도한 노르웨이 매체 하이노스뉴스는 지난 몇 년간 원유나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선박의 북극해 통행량이 늘었지만, 벤타 머스크와 같은 중형급 컨테이너선의 항해는 업계 처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FT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시험 운항으로 북극해 항로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항 가능성과 자료 수집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머스크는 "현재로서는 북극해 항로를 우리 고객사 수요와 교역 양상, 인구밀집 현황에 따라 결정되는 현재의 운항 네트워크의 상업적 대안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5년 전 당시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FT에 북극 항로가 상업적인 선택이 되기까지 최소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는 북극해 항로를 교역과 지정학상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고 있으며 북극 지역 방어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최대 민간 가스기업인 노바텍이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탱커를 북극해 항로를 통해 중국으로 보냈다.
또한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도 최근 수년간 다목적 선박들로 풍력 터빈이나 다른 부품을 운송하는 등 북극해 항로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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