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민영화 추진했다 중단 전례…각급 노조 경계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문화재단이 산하 공립뮤지엄에 대한 민영화 추진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에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 공립뮤지엄 6곳이 운영되고 있다.
21일 경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민선7기 문화예술·관광·영화 발전방안 마련'을 추진하면서 총 4개 TF 중 하나로 '경기문화재단 정책연구기능 및 뮤지엄 독립성 강화 TF'를 꾸렸다.
해당 TF 인력은 문화정책과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명, 뮤지엄 직원 2명, 기관별로 추천한 전문가 6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TF를 통해 공공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마련하고, 박물관과 미술관 업무 조정을 위한 문화재단 조직구조를 진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TF는 10월 말까지 운영되며, TF에서 나온 결론은 도의회 심의를 거쳐 정책에 반영된다.
경기문화재단 측은 이번 TF 구성과 관련해 "공공 문화예술기관을 경제 논리로 접근해 또다시 민영화 결론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16년 경기도는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목적으로 경기도 뮤지엄 민영화를 추진했다가 경기지역 문화 예술계와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한 발짝 뒤로 물러선 바 있다.
경기문화재단 산하 한 노조는 "이번 TF 구성원에 재단 직원도 일부 포함됐으나,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합리적인 방안이 10월까지 나올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라며 "TF가 노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특별 대응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도 마찬가지로 도의 '경기도립예술단 발전방안 TF' 구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TF는 경기도립극단과 경기도립무용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도립국악단 등 전당의 예술단 법인 독립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 노조 관계자는 "TF가 추진하는 '예술단 독립 법인화' 방향성에는 찬성하지만, 충분한 예산과 마땅한 공연 장소 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밖에 나가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내달 새 기관장 선출을 앞둔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 두 기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해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재단과 전당은 지역 내 문화예술 중추기관으로 정치인의 정거장 또는 초보 예술경영인의 등용문이 아니다"라며 "경기도 문화예술 노동자 550명은 불편부당하고, 문화예술경영 전문가로서 검증받은 자를 원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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