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비상경영 선언 이전부터 계획…직원복지·주차장 증설 차원" 해명
(나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6년 만에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가 290억원을 들여 본사 사옥 체육관 건립에 나서 논란이다.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고강도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한전 측은 "사장 취임 이전부터 직원복지 개선과 주차장 증설 차원에서 추진하던 일이다"고 해명했다.
21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상 3층·지하 2층, 연면적 1만4천여㎡ 규모의 실내체육관을 나주 본사 사옥 북측 뒤편에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3월 설계용역을 마친 뒤 공사 입찰 절차를 앞두고 있다.
체육관 지상에는 복합코트·다목적시설·회의공간·공용공간 등이 들어서고, 지하 1∼2층에는 200여대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된다.
한전은 직원복지 증진과 주차장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한전이 올해 2분기에만 6천871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6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수백억원대 직원복지시설 건립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종갑 한전 사장이 올해 취임 직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1조1천억원 규모의 고강도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하반기 유휴 부동산 매각도 진행하는 등 수익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황이어서 비판은 더욱 따갑다.
더구나 한전은 혁신도시 이전 당시 호화청사 논란을 겪으며 신축 본사 사옥을 41층에서 31층으로 축소한 전력까지 있어, 논란이 잦아든 틈을 타 뒤늦게 사옥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쓴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전은 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별관 신축을 추가로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는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한전공대 설립 지연·축소 논란 과정에서도 한전은 '상반기 적자' 등을 한전공대 설립을 가로막는 애로사항이라고 밝히기까지 해, 이와는 반대되는 행보에 지역민의 비판은 거세다.
최모(45. 광주시)씨는 "한전이 적자 등을 이유로 한전공대 설립이 어렵다고 하면서 업무시설도 아닌 체육시설 설립에 수백억원의 돈을 쓴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며 "직원들의 복지도 좋지만, 한전의 지역사회에 대한 공익적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전 측은 이에대해 "실내체육관 건립은 김종갑 사장 취임 이전인 2015년부터 기본계획에 포함돼 추진 중이었던 사업이다"며 "혁신도시 이전 당시 직원들의 여가시설에 대한 수요를 의견 수렴해 반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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