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만수 부회장 "질 줄 알았죠…6회까지 버틴 것 칭찬"

입력 2018-08-21 19:07  

[아시안게임] 이만수 부회장 "질 줄 알았죠…6회까지 버틴 것 칭찬"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라오스 야구의 아버지' 이만수(60)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은 6회 콜드게임 패배에도 "잘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라오스가 1승을 거두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걸 정도로 경기 전까지는 의욕적이었던 이 부회장은 경기 뒤, 고운 눈의 아버지로 변해 있었다.
라오스는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자격예선 1차전에서 태국에 0-15, 6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라오스는 국제대회에서 처음 야구 경기를 치렀다.
경기 뒤 라커룸에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오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칭찬'만 할 생각이다.
이 부회장은 "사실 1회말 수비가 안 끝날 줄 알았다"고 씩 웃으며 "나는 프로야구에서 오래 선수로 뛰고, 감독까지 한 사람이다. 당연히 우리의 콜드게임 패배를 예상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이 6회까지 경기를 했다. 예상보다 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에서는 5회 이후 15점, 7회 이후 10점 이상 격차가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라오스는 5회말까지 0-14로 밀렸고, 마치 한 점 차 승부처럼 5회말 마지막 카운트를 잡아 6회에 돌입했다. 6회말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1점을 더 내줘, 한 이닝을 더 치르는 데는 실패했다.
태국도 아시아 야구의 약소국이지만, 라오스는 '야구 신생 국가'다. 이만수 부회장이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뒤 2014년 12월 라오스에 야구 전파를 시작하면서 '라오스 야구'도 태동했다.
일본의 지원을 받으며 40년 넘게 야구를 한 태국과는 격차가 컸다.





이만수 부회장은 "나는 처음 야구할 때 스윙 한 번 하지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우리 선수들이 내 어릴 때보다 낫지 않나"라고 거듭 선수들을 감쌌다.
라오스는 22일 스리랑카와 자격예선 2차전을 치른다. 스리랑카는 태국보다는 수준이 떨어지는 팀이다. 하지만 라오스에는 여전히 버거운 상대다.
라오스의 현실적인 목표는 콜드게임을 당하지 않고, 9회까지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이 부회장도 "내일도 질 겁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라오스 선수들을 대할 때 이 부회장은 '과거는 아름답게' 포장하고 '장래는 찬란하게' 그린다.
라오스 아이들에게 야구가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심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부회장은 "내가 공약도 세우지 않았나. 우리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며 국제무대 첫 패의 상처를 얼른 씻어내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렸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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