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브렛 캐버노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21일 상원 인준을 앞두고 최대쟁점이 되고 있는 '로 대(對, vs)웨이드' 판결에 대해 '확립된 법(settled law)'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버노 판사는 상원의 공화당 중진인 수전 콜린스 의원(메인)에게 이러한 견해를 밝혀 자신의 대법관 취임 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을 배제했다.
지난 1973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낙태권리를 헌법에 의해 인정한 판례로 최근 보수계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게 되면서 판결 번복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2016년 대선에서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 반대주의자로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로 상원 인준청문회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대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특히 캐버노 지명자의 발언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상원 내 중도파로 알려진 콜린스(여)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콜린스 의원은 앞서 낙태에 부정적인 대법관 후보에 반대한다는 견해와 함께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지지 여부에 대해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콜린스 의원은 이날 캐버노 지명자와 2시간에 걸친 장시간의 비공개 면담 후 캐버노 지명자가 로 대 웨이드 판례가 이미 확립된 법이라는 앞서 로버츠 대법관의 발언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로버츠 대법관은 자신의 인준청문회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주의 진영은 대부분 상황이 허용하는 한 낙태권리를 지지하고 있으나 보수주의자 및 공화당 진영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해 국가가 이를 더욱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콜린스 의원과 리사 머코스키 의원(알래스카)이 여성의 낙태권리를 지지하고 있다.
상원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1석이나 존 매케인 의원(애리조나)이 와병 중이기 때문에 당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경우 과반 확보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들 2명의 의원이 인준에 캐스팅보드를 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콜린스 의원을 만나 대법관 인선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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