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4년째 집권 태국 총리 "총선은 내년 2월24일에"

입력 2018-08-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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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4년째 집권 태국 총리 "총선은 내년 2월24일에"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민정이양을 위한 총선 개최 약속을 여러 차례 번복한 태국 군부정권의 최고 지도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잠정적인 총선일을 내년 2월 24일로 제시했다고 현지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쁘라윳 총리는 전날 남부 춤폰 주(州)에서 지방 순회 각료회의를 주재한 뒤 "관계 기관들이 (총선 일정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국,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2월 총선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은 2월 24일에 치러져야 한다. 가능하다면 우리는 2월에 그것(총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일정상)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나중에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2월 총선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4년 넘게 집권 중인 쁘라윳 총리가 총선 날짜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날짜를 명시하지 않은 채 몇 차례 총선 시기를 제시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시민과 정치인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그동안 외국 지도자나 국제기구 수장을 만날 때마다 총선 및 민정 이양 일정을 밝혀왔다.
2015년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났을 때는 1년 안에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고, 그해 말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할 때는 2017년 중순께 총선을 치르겠다고 말을 바꿨다.
또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오는 11월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가 정부조직법 입법 일정을 지연시키면서 총선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일각에서 내년 2월 총선 설이 제기됐지만, 쁘라윳 총리는 총선에 앞서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의 대관식을 먼저 치르겠다고 최근 밝히면서 대관식을 이유로 총선 일정이 또다시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 시절이던 2014년 극심한 정치갈등과 혼란을 잠재우겠다며 무혈 쿠데타를 일으켰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정권을 축출하고 집권한 쁘라윳 총리는 2년여의 준비 끝에 태국의 20번째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하고 2016년 8월 국민투표를 치러 개헌을 성사시켰다.
새 헌법에는 총선 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군부가 뽑고, 이들을 하원의 총리 선출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담겼다. 또 선출직 의원에게만 주어지던 총리 출마자격도 비선출직 명망가에게 줄 수 있도록 했다.
군인 출신의 군부 지도자인 쁘라윳 총리에게도 추후 총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쁘라윳 총리는 민정이양을 위한 총선 일정을 계속 미루면서 4년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정치권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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