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페파피그 장난감' 생산중단 명령 …"저작권 보호 첫 판결"

중국,'페파피그 장난감' 생산중단 명령 …"저작권 보호 첫 판결"
페파피그 이미지 사용한 장난감 생산·판매회사에 유죄판결
항저우 인터넷법원 "시장에 경종 울릴 수 있는 기념비적 판결"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법원이 영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페파피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중국의 장난감 제조업체와 판매업체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 인터넷 법원(杭州互聯網法院)은 페파피그 제작사가 페파피그의 이미지를 사용해 장난감 주방세트를 제작·판매한 중국의 두 회사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항저우 인터넷 법원의 예성난 판사는 중국의 두 회사에 페파피그 장난감 주방세트의 생산과 판매 금지를 내리고 페파피그 캐릭터 저작권 소유 영국 회사에 대해 총 15만 위안(약 2천45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페파피그 캐릭터의 저작권을 침해한 중국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에 있는 장난감 제조업체인 '자레 장난감 공업'과 판매회사인 '산터우 주판'이다.
산터우 주판은 자레 장난감 공업이 불법으로 생산한 페파피그 장난감 주방세트를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쇼핑몰인 타오바오를 통해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항저우 인터넷 법원의 예 판사는 "이번 판결은 혼란스러운 시장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기념비적인 판결"이라면서 "제품 생산 관련 저작권 침해에 대한 (중국에서) 최초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알리바바의 도시'인 항저우에 지난해 8월 중국 최초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관련 분쟁을 전담하는 인터넷 법원을 설립한 바 있다.
인터넷 법원은 온라인 쇼핑계약과 서비스, 소액 금융대출 서비스, 인터넷 저작권 침해, 온라인 명예훼손, 온라인 쇼핑 물품 책임분규, 인터넷 도메인 변경 분쟁 등에 대한 사건을 맡고 있다.
페파피그는 영국의 베이커 데이비스 감독이 유치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TV 방송용 시리즈로, 2004년 5월 첫 방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네 개의 시리즈물이 방영됐다.
페파피그는 돼지가족의 일상을 단순하고 유쾌하게 그려 전 세계 아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영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엔터테인먼트 원'과 '베이커 데이비스'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에는 2015년 상륙한 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폭력집단을 부르는 은어이자 주류 가치에 맞서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사회인'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면서 중국 거리문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은 지난 3월 페파피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영상과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4월 사설에서 "페파피그에 빠진 초·중학생들이 캐릭터 옷을 입고 시계를 차고 와 서로 비교하고, 기업들은 짝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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