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못 있어" 수영장서 쫓겨난 스페인 집단성폭행범들

입력 2018-08-22 15:49  

"함께 못 있어" 수영장서 쫓겨난 스페인 집단성폭행범들
다른 수영객 눈에 띄어 혼쭐…솜방망이 처벌받아 전국적 시위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2년 전 10대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으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스페인을 발칵 흔들어놓았던 남성 일부가 공공 수영장을 찾았다가 혼쭐이 났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페인 남서부 도시 세비야주의 한 수영장에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수영장 한쪽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생일 파티를 즐기던 중 다른 수영객이 이들 중 일부를 향해 거칠게 항의를 한 것이다.
파티를 즐기던 무리에 2년 전 18세 여성에게 집단 성폭력을 가한 남성 5명 중 일부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파티하던 무리 중 최소 2명이 집단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수영객들은 성폭행범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고 야유가 심해지면서 그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스포츠센터의 다른 구역에 있어야 했다.
지난 4월 최대 9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약 2개월 후 가석방을 받은 상태에서 수영장을 찾은 것이었다.
수영장이 자리한 팔로마레스 델 리오 지역의 후아나 카발레로 시장은 20일 성명을 통해 "우리 지역이 성폭행범이나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일반 수영객들의 대응을 옹호했다.
카발레로 시장은 또 '기피인물'로 낙인 찍힌 사람이 공공장소를 이용해 걱정을 끼치는 것도 용인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경찰과 군인 등이 포함된 문제의 20대 남성들은 2016년 7월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의 소몰이축제 기간에 여성을 집단 성폭행, 스페인 사회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4월, 법원은 폭력을 쓰거나 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단 성폭행 대신 죄가 가벼운 '성적 학대'를 적용, 가해자 4명에게는 징역 9년형을, 나머지 한 명에게는 5년형을 선고했다.
성폭력 당시 동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눈을 감은 채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앞서 검찰은 집단성폭행 혐의를 적용해 각각 22년형을 구형했던 터였다. 이들 남성은 자칭 '늑대 떼'(wolf pack)란 이름 아래 성폭행 촬영 장면을 서로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행위를 자랑하기까지 했다.
판결 결과에 이어 가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스페인에서는 충격적인 범죄에 비쳐 형량이 가볍다며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유명인들이 판결을 비난하고 나섰고, 스페인 전역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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