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고위성직자 가운데 한 명인 아야톨라 아흐마드 하타미 하타이브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이 군사적으로 위협하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하타미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희생제(이드 알아드하. 성지순례 종료를 축하하는 이슬람 명절) 예배에서 "미국이 이란에 전쟁을 걸어온다면 그 대가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면서 "이란을 한치라도 훼손한다면 미국은 물론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내 그들의 우방이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은 지난 40년간(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알라의 가호로 지치지 않고 적들과 대적했다"면서 "예언자 무함마드께서도 적과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셨고, 두려움은 알라가 함께하지 않는 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언급한 이란과 정상회담과 관련, 그는 "미국은 자신이 제안한 협상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협상이 아니라 독재적 행태"라면서 "이란은 이 독재에 결연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 열리는 종교행사에서는 보통 강경한 반미 메시지를 담은 보수적 종교계의 발언이 발표된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전날 이란이 자체개발한 신형 전투기 공개 행사에서 "이란을 겨냥한 적들의 어떤 군사행동도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평화를 지속하려면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커질 때마다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걸프 해역의 입구)을 봉쇄하고, 보유한 미사일로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곤 했다.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달 7일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하는 등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을 강화하면서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함께 고조하는 상황이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