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미간 무역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앞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고가 브랜드에 대해 무역갈등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글로벌타임스는 22일자 기사에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을 난폭하게 부수는 영상을 인터넷에 널리 퍼트리는 터키의 미국제품 불매운동이 최근 중국 온라인상의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대부분의 중국인과 업체들이 아직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펼치지는 않고 있지만 터키의 '미국 불매운동' 묘사 영상이 인기를 모으는 것은 일부 중국인의 미국제품에 대한 감정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기관인 'FT 컨피덴셜 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중국 응답자 2천명 중 54%는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계속 확대한다면 미국 제품을 겨냥한 일부의 소규모 불매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세계적 고가 브랜드들이 2,3선 도시의 현금이 풍부한 바링허우(八零後·1980년 이후 출생)세대를 좇아 중국에 재투자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를 전하면서 "이 같은 투자 물결은 수년 전 시작된 중국 내 부패 단속 이후 처음 있는 일이나 무역갈등으로 미국 고가 브랜드 성장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고 되풀이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매켄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16년 고가품 소비가 하락하면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제 많은 관심이 세계 고가품 소비의 최대 세력 중 하나인 중국 소비자들에 집중됐다"며 "중국 고가품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전 세계 고가품 시장 중 거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신문은 "중국 소규모 저개발 도시의 부유한 바링허우 세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진 미국 고가 브랜드는 무역갈등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부유한 바링허우 세대는 민족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는 미국 고가 브랜드가 직면하는 또다른 도전"이라며 "중국 시장 내 치열한 경쟁 속에 관세로 가격이 오르면 중국 소비자가 미국 제품 구입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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