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선수권서는 안세현이란 선수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뜻밖의 성적에 누구보다 당황하고 실망한 것은 안세현(23·SK텔레콤) 그 자신이었다.
안세현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수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영 여자 접영 200m 결승에서 2분08초83의 기록으로 4위에 머물렀다.
전날 접영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장위페이(2분06초61)는 물론 일본의 모치다 사치(2분08초72)와 하세가와 스즈카(2분08초80)에게도 모두 뒤처졌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최고 순위인 4위에 오르면서 세운 한국 기록(2분06초67)에도 크게 못 미쳤다.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보고 준비했던 만큼 4위라는 순위는 어찌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안세현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일단 "페이스 자체가 처음부터 좀 느렸던 것 같다"고 경기 내용을 평가하더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앞으로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인데…"라면서 다시 아무 말도 못 했다.
안세현은 마음을 추슬러 "개인전은 끝났지만 단체전이 남아있다. 단체전에서 조금 더 좋은 기록이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계획을 잡을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현은 접영 100m에서 동메달을 딴 전날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를 맞아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세현은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면서 "나 자신이 많이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사흘 동안 접영 50m부터 100m, 200m를 연달아 치른 안세현은 기록적인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한 채로 계속 경기를 치른 것이 200m의 부진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짚었다.
안세현은 다시 한번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서 많이 당황스럽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전 대회보다 힘들었던 점을 묻자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영을 펼쳐 접영 100m 5위, 200m 4위에 오르고 한국 수영사를 새로 쓴 뒤로 안세현은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안세현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부담감과 압박감이 많았다"면서 "나 자신을 다시 넘어서야 한다는 생각에 훈련 때도 조금 더 푸시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렇게 했는데…"라고 말하면서 잠시 울먹였다.
그러고는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안세현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런 모습을 나 스스로도 보고 싶지 않다"면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올해보다 더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을 치르게 되는데 그때 안세현이란 선수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hosu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