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 레슬링의 간판 김현우(삼성생명)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한참 동안 땅을 바라보다 "굉장히 충격이 크다"라며 말을 꺼냈다.
김현우는 "시상대 세 번째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라며 "충격이 심한데, 빨리 털고 일어나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우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1라운드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키르기스스탄의 신인 선수 악스홀 마크흐무도브에게 3-7로 허무하게 패했다.
그는 패자부활전을 거친 뒤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김현우는 메달 시상식이 끝난 뒤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스런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라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한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 충격이 더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현우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그레코로만형 66㎏급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2라운드에서 탈락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현우는 아픔을 딛고 일어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현우는 "그때처럼 이번 실패를 약으로 삼겠다"라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다음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계획이 있나'라는 말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은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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