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평화의 시대, 남·북·해외동포 역량 결집해야"
림룡철 "민족 존엄과 위상 맞게 통일 번영 길 선도해야"
23일 북중접경 단둥으로 이동…북한대표단 5명 참가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광복절 73주년을 기념하는 '범민족 평화포럼'이 22일 저녁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개막했다.
이번 평화포럼엔 남북 및 해외동포 전문가들이 참여해 오는 24일까지 한반도 평화정착·공동번영을 위한 협력과 4·27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행사 첫날 포럼 남측 기조연설을 맡은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남과 북은 한국전쟁 이후 분단을 극복해 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이루고자 몇 차례 시도했으나 국내외 요인으로 인해 기회의 창이 곧 닫히고 말았다"며 "우리 민족끼리의 노력 못지않게 내부정세를 잘 관리하고 국제정세 흐름을 잘 타야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15 경축사에서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제안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면서 남과 북이 화해 협력 분위기가 본격화됐다"며 "평창 평화올림픽 분위기를 잘 이어가 남북정상회담과 4·27 판문점선언이 나왔고, 현재 한반도 정세는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목표로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두 바퀴로 굴러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이 합의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잘 나와있다"며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따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회담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북과 미 사이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달 평양 정상회담 합의 등 남과 북의 정상이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은 상호신뢰구축을 넘어 산적한 남과 북, 북과 미 사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좋은 방법"이라며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맞아 남과 북만이 아니라 해외동포의 역량도 결집해 민족에너지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고 이런 의미에서 남북, 해외동포가 한자리에 모인 이번 포럼은 전 세계 우리 민족이 하나 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 기조연설을 맡은 림룡철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북측 대표단 단장)은 "세계를 둘러보면 나라와 민족들이 저마다 자기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고 경쟁적으로 발전과 번영을 지향하는 때에 우리 민족만이 북과 남으로 갈라져 분열의 고통을 겪는 것은 세기적 비극이고 불행이 아닐 수 없다"며 "북남 사이의 반목과 대결, 소모적인 정쟁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존엄과 위상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림 부회장은 "오늘날 동북아시아 경제발전속도가 서방을 능가하고 군사적 지위가 높아져 세계전략적 중심이 이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조선반도(한반도)는 세계대전 발원지가 되느냐 아니면 세계평화와 번영 보루가 되느냐 하는 갈림길에 놓였다"며 "강토와 민족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엄숙한 시기에 우리 겨레는 대결과 반목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시대를 열어나가는 대격동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남수뇌분들이 내외에 천명한 4·27 판문점선언은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출발선에서 쏘아 올린 장엄한 신호탄이며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역사적인 평화선언이었다"며 "괄목할 역사의 대전환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판문점선언의 기본정신이 이뤄낸 귀중한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데서 나오는 모든 문제를 민족 우선, 민족중심의 관점과 입장에서 보고 대하면 만사가 풀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주장하고 싶다"면서 "이번 범민족평화포럼이 격동하는 시대와 우리 민족의 존엄과 위상에 맞게 통일 번영의 길을 선도하는 북, 남, 해외 지성인의 마음과 열정을 하나로 분출시키는 회합으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힘있게 고무·추동하는 의의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럼은 오는 23일 북중접경인 단둥으로 자리를 옮겨 평화공존, 공동번영, 통일의 3개 세션으로 나눠 ▲남북 신뢰구축 및 평화정착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재외동포의 역할 등에 관해 남측과 북측 전문가의 주제발표, 해외동포 패널 토론 등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엔 남측에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봉현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 부소장,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수실장, 권혁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등이, 북측에서 림 민화협 부회장, 김홍룡 민화협 중앙위원, 허철만 민화협 과장, 리선웅·정기풍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이 각각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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