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도전 무대,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불꽃'같은 투혼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레슬링 국가대표 조효철(부천시청)은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었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중국 디 샤오와 결승전에서 5-4,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라며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던 아버지, 아빠로 기억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명 선수 조효철은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고 아내 김영진 씨와 세 살배기 딸, 조서윤 양과 함께 자카르타에 왔다.
자신의 마지막 도전의 장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았지만, 1라운드 상대 에코브 우수르(카자흐스탄)를 6-1, 2라운드 상대 알리 악바르 헤이다리(이란)를 4-3으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1라운드에서 이마가 찢어져 피가 쏟아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붕대를 감고 나와 유력한 메달 후보를 연달아 격파했다.
백미는 결승전이었다. 그는 1-4로 뒤져 패색이 짙던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온 힘을 다해 엉치걸이로 상대를 넘어뜨리며 4점을 얻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버텨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그대로 지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 같아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기술을 시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웃었다.
이어 "마지막 남은 1분이 1시간 갔더라"라며 "버텨내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가족을 생각하며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여한이 없는 듯 했다. 조효철은 "이번 대회를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의 장으로 생각했다. 아내와 딸 앞에서 멋진 남편, 멋진 아빠가 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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