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과 북미지역 안보를 책임진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군의 동유럽 배치가 러시아에 위협이 된다며 나토의 확장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나토 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나토군의 조치(동유럽 배치)는 방어를 위한 것이고 적절한 수준이며 국제적인 약속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노골화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해 3국에 4개 대대 4천 명의 군대를 배치했다.
이는 냉전 종식 이후 나토의 최대 규모 군사력 증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해왔다.
푸틴 대통령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토의 확장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스웨덴과 함께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온 핀란드가 최근 친(親)나토, 친(親)미국 행보를 보이며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일각에선 나토 가입까지 주장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나토 대변인은 "나토는 가능성 있는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동맹의 동쪽 지역에 4천 명의 군대를 배치했다. 이들 군대는 러시아가 배치한 여러 사단의 군사력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라면서 "우리와 대조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몰도바에 주재국 정부의 의사에 반해 군대를 주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나토 대변인은 나토가 러시아와 군용항공기 비행규칙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항공기 운항 문제는 (나토와 러시아 간) 다양한 군사포럼에서 거론됐던 이슈"라면서 "특히 발트 해 상공의 운항안전문제에 대해선 나토·러시아 위원회에서 논의해왔다"고 반박했다.
나토는 러시아 공군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발트 해 상공에서 공중감시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의 전략폭격기나 전투기가 발트 해 상공으로 비행할 경우 긴급 발진해 이들을 감시·견제하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