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지난해 중국 베이징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으로 유학길에 오른 지 한 달 반 만에 돌연 실종돼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유학생 장잉잉(당시 26세)씨 추모 정원이 조성된다.
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지역신문 '뉴스-가제트'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은 장씨가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공대 캠퍼스 북동편 버스정류장 인근에 56㎡ 규모의 추모 정원을 만들기로 하고, 오는 24일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씨 추모 정원은 보행자 도로에서 좁은 통로를 통해 닿게 되며 잔디와 흰꽃 식물로 둘러쌓인 벤치, 추모비 등이 놓일 예정이다.
대학 측은 장씨의 친구들과 중국인 유학생 단체의 제안을 수용해 추모 정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농업·소비자·환경 과학 대학(ACES) 킴 키드웰 학장은 "장씨가 일리노이대학에 소속된 것은 두 달이 채 안되지만 그는 소중한 ACES 일가족"이라고 말했다.
중국 푸젠성 출신의 장씨는 베이징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일리노이 중부 어바나-샴페인에 소재한 명문 주립대 일리노이대학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작년 4월 24일 미국에 도착, 박사 과정 입학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한 달 반 만인 6월 9일 낮, 캠퍼스 인근 도로변에 서있다가 신원 미상의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올라타고 사라진 후 소식이 영영 끊어졌다.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전도양양한 20대 학자의 실종 소식은 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수많은 가족들의 관심을 모았을 뿐아니라 미·중 외교 당국 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난평에서 공장 운전기사로 일하는 장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급거 미국으로 와서 외동 딸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소용 없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발생 3주 만에 장씨가 피랍·살해된 것으로 결론짓고, 일리노이대학 박사과정 브렌트 크리스천슨(28)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하지만 크리스천슨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검찰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크리스천슨에 대한 재판은 내년 4월 2일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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