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부터 '거래의 기술' 배워 뒤통수 친 코언

입력 2018-08-23 10:33  

트럼프로부터 '거래의 기술' 배워 뒤통수 친 코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트럼프의 지시로 합의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해 트럼프 대통령을 최악의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행위는 트럼프의 비즈니스 철학이 담긴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의 대원칙을 따른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지적했다.

곧 피할 수 있는 한 자신의 돈을 사용하지 말 것, 그리고 타블로이드 언론을 사업 목적에 최대한 활용할 것 등 두 가지 원칙으로 이는 트럼프가 부동산업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은행이나 사업파트너를 물색하고, 또 굶주린 타블로이드 언론을 홍보에 활용해온 관행을 지목하고 있다.
코언은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입막음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가 아닌 허위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코언은 트럼프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2015년 말 대출을 신청했으며 앞서 다른 은행으로부터 두 차례 대출을 받은 사실을 빠트린 채 주택 시세를 그대로 제출해 대출을 받았다.
스테파니 클리포드(스토미 대니얼스)로 알려진 문제의 여성은 미국의 가장 인기 있는 타블로이드지 가운데 하나인 '내셔널 인콰이어러' 편집자를 통해 폭로를 경고했으며 코언은 편집자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고 트럼프 선거캠프 멤버들과 협의를 거쳐 합의금을 지불했다.
코언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 등 나름대로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금 13만 달러에 기술서비스료 5만 달러를 추가하고 송금수수료 35달러, 여기에 세금 명목을 추가해 36만 달러로 늘린 후 보너스로 6만 달러를 더해 모두 42만 달러를 트럼프 그룹에 청구했다.
트럼프 그룹은 이를 12개월간 3만5천 달러씩 지불했으며 법적 경비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유명 타블로이드지인 내셔널 인콰이어러지가 트럼프 캠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이 드러났다.
내셔널 인콰이어러지 발행인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지지자로 2015년 8월경 코언과 성 추문 등 트럼프에 불리한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사전 협조를 강화키로 하는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결국 자신의 사업 원칙을 전수한 수제자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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