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참석해 힘 실어줘…'시진핑 노선' 변함없을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으로 인한 민심 불안으로 문책설이 나돌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책사인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상무위원이 22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왕후닝 상무위원의 직위에 문제가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함과 동시에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왕후닝 상무위원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선전 사상공작회의를 주재했다.
왕후닝의 이날 회의 등장이 중요한 것은 이달 초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모이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 당 서열 5위의 이념·선전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후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대외선전 및 개인숭배 문제로 당 내부의 비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왕후닝 상무위원의 직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시진핑 1인 체제를 확립시킨 최대 공신 중 한 명이었던 왕후닝 상무위원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이 중국의 과도한 우월주의적 대외선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진핑 개인숭배를 부추겨 당 원로들과 일반인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왕후닝 상무위원은 22일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왕 상무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신시대 당과 국가를 발전시켰다"면서 "시 주석의 풍부하고 실속 있는 발언은 새로운 정세 속에서 당 사상을 홍보하는 지도가 되는 문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 발언 속에 나온 정신대로 사상과 행동을 통일시켜 임무가 실현되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 또한 "당의 사상 홍보 업무가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국가 문화 실력 및 영향력을 향상해야 한다. 향후 사상을 통일하고 힘을 응집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노선을 따를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정세 속에 사상을 홍보하는 데 있어 중국 특색사회주의 깃발을 들고 중국 특색사회주의 문화를 창의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실행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중국 문화와 영향력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이자"고 언급했다.
이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계열의 원로들이 '도광양회'(韜光韜晦) 전략을 버리고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 시 주석의 정책과 노선을 집중적으로 비판할 것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시 주석 중심으로 뭉치자는 결론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과거 지도자들이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우자는 '도광양회' 전략을 채택한 것과 달리 시진핑 주석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을 내세우며 미국에 대한 강경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런 노선이 1인 체제 강화로 이어져 중국 내 반발이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감을 불러 무역전쟁이 일어났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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