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으로 방향 튼 '솔릭'…실종·부상·정전 등 피해 속출(종합2보)

입력 2018-08-23 18:07   수정 2018-08-23 19:26

호남으로 방향 튼 '솔릭'…실종·부상·정전 등 피해 속출(종합2보)
하늘·바닷길 끊겨…학교는 휴업·단축수업
자정쯤 영광 상륙후 내일 오후 2시 동해 전망…수도권 여전히 대비 태세



(전국종합=연합뉴스) 23일 제19호 태풍 '솔릭'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에서 1명이 실종되고, 1만여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를 비롯해 경기 김포, 경남 김해 등 15개 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고 서해를 오가는 모든 뱃길도 끊겼다.
제주와 남부권 등 태풍의 영향권에 든 지역의 학교가 대부분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했으며, 24일에는 전국 대부분의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휴업한다.

태풍은 이날 밤 서해 섬들을 통과해 북상한 뒤 24일 오전 1시께 전남 영광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4일 오전 7시께 세종, 오전 9시께 충북 충주, 오후 2시께 강원 강릉 부근을 지나 동해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솔릭은 전날까지만 해도 충남 보령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지만, 이후 전북 군산에서 전남 영광으로 예상 진로가 남하했다.
태풍 상륙 경로가 남쪽으로 치우치면서 수도권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솔릭의 강풍 반경은 310㎞이고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이다. 이 태풍으로 인한 최대 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에 달한다.
태풍이 제주를 지나 서해로 느리게 북상하면서 영향권에 들어 있는 서해안과 충청 내륙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1명 실종되고 정전·방파제 유실
이번 태풍으로 제주에서는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다치는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께 제주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인근에서 박모(23·여·서울)씨와 이모(31·제주)씨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이 사고로 박씨가 실종됐으며, 이씨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폭포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 위미항에서는 방파제 보강시설물 90여t이 유실됐으며, 제주 별도봉 정수장 도수관이 파손돼 누수가 발생했다.
제주 한경, 조천, 구좌 등 일부 지역에서 1만2천12가구가 정전됐으며, 이 중 4천671가구에서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시 곳곳에서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전봇대가 꺾이고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에 965.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제주 302.0㎜, 전남 진도 186.0㎜, 전남 강진 165.5㎜, 전남 해남 151.5㎜ 등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 전국 하늘길·바닷길 막혀…국립공원 전면 통제
이날 오후 4시 현재 제주, 전남, 광주, 흑산도, 홍도, 제주도(앞·먼바다), 남해동부(먼바다), 서해남부(앞·먼바다)에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전북, 경남, 부산, 충남, 충북, 대전, 세종, 서해남부(앞바다), 서해중부(앞바다), 서해중부(앞·먼바다), 남해동부(앞바다), 서해 5도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날 오후 울산·경기·경북·서울·인천·대구에 이어 밤에는 강원·울릉도·독도에 태풍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어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하늘·바닷길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제주를 비롯해 김포, 김해 등 전국 15개 공항에서 총 770편(국내 692편· 국제 78편)의 여객기가 결항했다.
목포, 인천, 제주 등 전국 97개 항로 165척의 여객선이 통제됐으며, 유람선 등 유·도선은 26개 항로 37척이 묶였다.
무등산과 지리산 등 전국 21개 공원 605개 탐방로도 입산이 전면 금지됐고, 제주 한라산은 올레길 전체 코스를 포함해 전 구간이 통제됐다.


◇ 제주·전남지역 학교 휴업·단축 수업…24일은 대부분 휴교
제주도교육청은 교육감 직권으로 이날 도내 모든 학교에 휴업을 권고했다.
이미 등교한 학생들은 안전하게 보호한 뒤 상황 종료 후에 안전하게 귀가 조처했다.
전남의 모든 학교를 비롯해 전북과 경남, 제주 등에서 1천942개 학교가 휴업했다. 충북 599개 모든 학교도 이날 하루 단축 수업을 했다.
24일에는 전국 대부분의 어린이집과 학교가 휴원·휴업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어린이집 등원 자제를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서울·인천·강원·충북 교육청도 이날 대책회의를 열어 각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에 24일 휴업을 명령하고 고등학교에는 휴업을 권고하기로 했다.


◇ 지자체 공무원 2만여명 비상근무…공기업도 비상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일제히 비상단계를 발령하고 태풍 경로를 지켜보고 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남도 5천257명, 강원도 1천950명, 인천시 1천572명, 경기도 1천488명 등 전국 지자체에서 모두 2만578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지자체들은 인명피해가 우려되거나 해안가 등 위험지역 1만4천2곳을 점검하고 선박 5만8천782척을 안전지대로 이동하거나 결박, 인양했다.
굴착기, 덤프, 양수기 등 6만8천303대의 장비를 확보하고 자율방재단 2천917명을 동원해 상습 침수지역 하수구를 청소하는 등 재난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한전,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저수지·배수장, 야영장, 송변전·배전설비 등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장덕종 장아름 전지혜 고성식 김동민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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