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혁명' 정책 덕분에 중국 변기 시장 호황 지속

입력 2018-08-24 07:00  

'화장실 혁명' 정책 덕분에 중국 변기 시장 호황 지속
연율 두 자릿수 성장…부유층은 배 이상 비싸도 토토 등 일제 선호
베이징시, 외식업체에 '화장실 15분 마다 점검'의무화…활황 계속될 듯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변기 시장의 활황이 계속되고 있다. 소득수준과 위생관념이 높아진데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실 혁명'이 배경이다. 특히 정부가 전국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화장실 위생정비 정책 덕분에 변기를 비롯한 화장실 용품 시장은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중국 국내 메이커와 일본 토토, 릭실 등 외국 위생기기 메이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성능은 일제에 손색이 없지만 가격은 훨씬 싸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중국 유력 위생기기 메이커 주무(九牧)의 상하이(上海)시내 판매점 관계자는 온수세정변좌 상품을 소개하면서 "온수는 그대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며 성능에 자신감을 보였다. 온수를 변좌내에서 청결하게 정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주무와 어깨를 겨루는 젠(箭. ARROW)위생목욕용품 판매점 종업원도 "하루 10-20개 정도가 팔리며 주말에는 손님을 맞느라 휴식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중국제 온수세정변좌를 갖춘 변기는 3천~7천 위안(약 49만~114만 원)으로 1만~2만 위안인 토토나 릭실에 비해 싼값이 무기다.
중국 조사회사에 따르면 2016년 변기 판매량은 4천480만대로 전년에 비해 12%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온수세정기능을 갖춘 고기능 변기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져 조사회사인 중상(中商)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고기능 변기 판매는 310만개로 전년 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전에는 칸막이 조차 없어 옆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눈다는 뜻에서 '안녕하세요 화장실'로 불리는 화장실도 많았다. 가난하던 시절에는 청결한 고기능 화장실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었다.
경제성장으로 화장실 환경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당시에는 일본관에 전시된 금박을 두른 이른바 '황금변기'가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2015년에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이 귀국하면서 변기를 폭풍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화장실 용품 시장이 안정적 성장궤도에 들어선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화장실 혁명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15년 4월 "관광지의 열악한 화장실을 개선하기 위해 화장실 혁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도 위생과제의 하나로 화장실 혁명이 들어갔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주요 요인이다. 상하이 시내에 있는 토토전시장에서 1만2천 위안을 주고 일제 변기를 구입한 여성(42)은 중국제품도 살펴봤지만 "품질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토토가 좋아" 비싸더라도 일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릭실 상하이 지점 간부는 "상하이 등 도시에 거주하는 부유층은 일본인 보다 비싼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릭실은 작년부터 온수세정변좌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6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1천억원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토토도 2022년 중국 시장 매출액을 작년보다 50% 증가한 1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베이징(北京)시가 이달 외식업체들에 대해 "식사시간대에는 15분에 한 번씩 화장실을 체크"하고 "수도와 세면기도 하루 4번 이상 소독"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발표하는 등 화장실 환경개선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중국 화장실 용품 시장은 앞으로도 순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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