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PD 인터뷰…"시즌 1중 11~12회가 가장 재밌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방 탈출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추리보다는 모험이 목적이거든요. 어른들의 '구니스'(1985년 제작된 모험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달까요. (웃음)"
tvN 예능 프로그램 '대탈출'이 신선한 포맷과 흡인력 있는 아이디어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강호동, 김종민, 신동, 유병재, 김동현, 블락비 피오 등 6명의 연예인이 밀실에서 탈출해야 하는 형식인 '대탈출'은 시청자들에게 마치 최근 유행하는 오프라인 방 탈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그러나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대탈출'의 정종연 PD는 "프로그램의 목적이 방 탈출을 함께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이 문제 푸는 데 집중하면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재미없을 거예요. 그래서 문제 수준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신 방 탈출을 경험하는 재밌는 사람들의 재밌는 에피소드를 다루는 데 집중합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나 '구니스'처럼 스펙터클한 체험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했어요. 어렵고 힘든 체험은 출연자가 하고 시청자들은 재밌게 볼 수 있도록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촬영 장소 섭외다.
"장소를 찾는 게 가장 큰 일이죠. 안 쓰는 건물을 찾아서 일주일 동안 빌려요. 미술 작업하고 촬영한 뒤 다시 원상복구 합니다.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방 디자인과 스토리에 공을 많이 들이죠."
그는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까진 아니다"며 "보조출연자 등의 출연료 비중이 크다 '폐병원' 편에서의 좀비들은 영화 '부산행'에 나왔던 연기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모험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작업도 어렵다.
"출연자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문제가 잘 안 풀릴 수밖에 없으니 그런 부분도 항상 걱정되죠. 혹시라도 탈출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경우를 대비해 녹화를 일찍 시작해요. '폐병원' 편에 나왔던 귀뚜라미들의 경우 풀어놨더니 계속 다른 방으로 흩어지는 거예요. 귀뚜라미 관리도 어려웠죠. (웃음)"
'대탈출'의 묘미는 시청자들과 함께 모험을 해나가는 출연자들이다.
"강호동, 김종민 씨는 프로 예능인이고 김동현, 피오는 그 둘에게 도움을 많이 받죠. 유병재는 겁쟁이이긴 한데 스토리를 설명하는 역할을 너무 잘 해내고 있어요. 피오는 형들을 수발하는 역할이고요. 문제는 사실상 신동이 다 풀죠."
'더 지니어스'와 '소사이어티 게임' 등 두뇌를 쓰는 예능의 트렌드를 이끈 정 PD는 "출연자의 역량에 기대는 것보다는 제작사의 손이 보이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대탈출'은 제가 만든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출연자들이 더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탈출'은 12회와 특별판 방송을 끝으로 시즌 1이 끝난다.
정 PD는 "시즌 2가 결정되긴 했지만 시기는 미정"이라며 "시즌 1중 마지막 에피소드인 11~12회가 완성도도 높고 가장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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