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반기 든 '대선 일등공신'…세션스 "정치영향 안받을것"

입력 2018-08-24 09:54   수정 2018-08-24 15:23

트럼프에 반기 든 '대선 일등공신'…세션스 "정치영향 안받을것"
트럼프 "법무부 장악 못하는 장관" 비난에 반박…공개설전양상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부처를 장악하지 못했다고 신랄하게 비난하자, 세션스 장관이 성명을 내고 정치적 고려의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스스로 손을 떼는 '셀프 제척' 결정을 한 세션스 장관을 겨냥해 "내가 법무부를 결코 장악하지 못하는 장관을 앉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로까지 이어진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유착 의혹 수사를 세션스 장관이 초기 단계에서 매끄럽게 무마하지 못했고, 지난해 3월 이 사안을 수사하는데 있어 스스로 손을 떼는 '셀프 제척' 결정을 한 것은 잘못됐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법무장관과 연방수사국(FBI)이 자신과 자신의 지지자들을 불공평하게 다뤘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이들을 싸잡아 공격하면서 세션스 장관과 FBI에 관해 장황한 불평을 되풀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션스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이 방영된 직후 법무부의 '무결성'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공개 반박한 것은 드문 일이다.
세션스 장관은 성명에서 "나는 취임 선서한 날부터 법무부를 장악했다"며 "내가 법무장관으로 있는 동안 법무부의 조처들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부적절하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상원의원으로 재직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과정에서 '일등공신' 역할을 맡았던 세션스 장관은 2016년 대선 과정의 '러시아 스캔들'을 포함한 문제들에 관해 스스로 손을 떼겠다는 '셀프 제척' 결정을 지난해 3월 내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을 여러 차례에 걸쳐 공개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세션스는 러시아 관련 문제로부터 스스로 손을 떼지 않았어야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가 그 일을 맡고 나서 '스스로 사건을 기피(제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양측의 이번 설전은 앞서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이 유죄 평결을 받고, 개인변호사 출신인 마이클 코언은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한편 친(親) 트럼프계 인사인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국회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법무장관을 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중간선거 이전에 경질할 것인지에 관해 의구심을 표현하면서도 그레이엄 의원의 시각은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세션스 장관의 상황이 "좋은 날에 상처 입은 강아지" 격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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