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월북·납북…北으로 간 가족과 눈물의 상봉

입력 2018-08-24 15:30   수정 2018-08-24 18:53

[이산가족상봉] 월북·납북…北으로 간 가족과 눈물의 상봉
월북한 언니 만나는 김형진 "이산가족 신청도 안해…북에 왜 갔는지 물을 것"
인민의용군 징집돼 北에 간 가족 만나는 이들도…"죽은줄 알았는데"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홍국기 기자 = 금강산에서 24∼26일 진행되는 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북측의 이산가족들이 신청해 남측의 가족을 만나는 자리다.
북측 신청자 다수는 남쪽에서 살다 전쟁통에 이런저런 이유로 북으로 올라간 경우로, 남측가족들은 그간 상봉신청도 하지 않았다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가족과 뜻밖의 만남이 성사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학수(66) 씨가 상봉하는 북측 누나 김형인(85) 씨는 전쟁이 발발할 당시 동덕여고에 다니고 있었는데, 북한군이 점령한 상황에서 동네 여성들을 동원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되자 주변에서 김형인 씨가 인민군에 협력했다고 고발했고, 김씨는 이후 거제 포로수용소로 끌려갔다는 것이 김학수 씨가 상봉 전 취재진에 전한 헤어진 경위다. 김학수 씨는 "한마디로 말하면 민족의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김학수 씨의 누나 김형진(83) 씨는 "(형인) 언니가 왜 완장 차고 인민군 돕는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혼자서 북에 가서 살았을 것으로 생각을 전혀 못 해서 이산가족 신청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왜 이북에 간 것이냐고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산가족상봉] "68년을 기다렸잖아요"…2차 상봉단 곳곳서 오열 / 연합뉴스 (Yonhapnews)
북측의 안갑수(83) 씨를 만나는 남측의 동생 갑순(82)·광수(64)·영옥(60) 씨는 전쟁 당시 38선 이북지역이었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살고 있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38선 위·아래로 피신을 다녔는데, 갑수 씨가 38선 위쪽으로 피난을 올라간 뒤로 가족들은 68년 동안 그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었다.
여동생 영옥 씨는 "오빠가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았다고 연락이 와서 우리를 찾는다고 하니까 놀랐다"고 울먹였다.
남측 이상준(84)·상근(79) 씨가 만난 북측의 형 상윤(86) 씨는 전쟁 당시 큰형을 대신해 인민의용군에 징집됐다고 한다.
상준 씨는 "형이 잡혀가고 나서 이사를 한 번도 안 갔다"며 "지금 사는 집도 집터에 집만 새로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목원선(85)·원구(83) 형제는 이번에 상봉한 북측의 큰형 김인영(목원희에서 개명) 씨가 전쟁 발발 후 한 달쯤 지나 서울 성동구 중앙시장에 먹을거리를 사러 갔다가 북한군에 강제징집된 것으로 안다는 사연을 전했다.
남측에 남은 형제를 비롯한 가족들은 김씨가 전쟁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고, 그간 이산상봉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듬해 18세의 나이로 군에 자원입대한 원선 씨는 "그때 아마 우리 형하고 총부리 마주 잡고 뭐 그랬을지도 모른다"며 "살아있다고 그러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심정을 토로했다.
남측 양순옥(86)·계옥(79)·영옥(77)·경옥(74)·성옥(71) 씨는 1951년 3월 서울 종로구 원남동 창경원 일대에서 납북된 둘째 차옥(82) 씨를 만났다.
차옥 씨가 납치되기 직전까지 함께 있던 경옥(당시 5살) 씨는 "한 장면만 늘 기억이 난다"며 "언니가 춥다고 들어가라고 했던 기억"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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