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장에 힘싣기…남아공 "잘못된 정보", NYT "남아공 우익단체 로비·주장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정부가 토지개혁 과정에서 백인 농부들이 소유한 토지를 몰수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데 이어 미 국무부도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정책을 비판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화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남아공의 현재 토지개혁 정책은 남아공을 잘못된 길로 이끌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남아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상의했으며 토지개혁과 관련해 남아공에서 벌어지는 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워트 대변인은 현지 미 대사관 관계자들이 남아공 정부 측과 이 사안에 관해 회동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남의 상세한 내용은 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측 주장에 남아공 대통령 대변인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가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남아공 외무부는 자국 주재 미 대사관 관리들에게 이 같은 주장이 경우에 따라선 정치적 동기가 있는 언급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자극을 불러일으키고, 사실이 아니며, 부정확하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남아공 정부가 백인 농부들로부터 땅을 몰수하고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 문제를 면밀하게 살펴보라고 했다고 써 논란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과 관련해 남아공 우익단체의 오랜 기간에 걸친 로비 노력이 정점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들이 자신의 땅을 강제로 빼앗기고 있으며 수없이 많은 사람이 살해되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해왔다는 것이다. 단체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사례를 알리기 위해 올해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NYT는 전했다.
외견상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 우익단체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트위터 언급은 비난과 환호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고 NYT는 소개했다.
반(反) 인종혐오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인종 차별적이며 무책임하다고 지적했지만, 극보수주의자와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중대한 불의(부정)라고 불러온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용기 있게 인정한 것이며 이는 진작 했어야 할 일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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