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선출 손 놓은 국회…'헌재소장 공석사태' 재발 우려

입력 2018-08-26 08:00  

헌법재판관 선출 손 놓은 국회…'헌재소장 공석사태' 재발 우려
바른미래당 이견에 후보자 못 정해…인선 지연으로 소장 임명일정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회가 다음 달 19일 퇴임하는 김이수·안창호·강일원 헌법재판관의 후임 선출절차에 손을 놓고 있어 헌법재판소에 비상이 걸렸다.
퇴임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상태인데도 후임 재판관 후보자가 정해지지 않아 재판관 9명 중 3명의 자리가 당분간 공석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재판관 선출이 늦어지면서 같은 날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임 인선작업도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6일 헌재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가 선출해야 하는 헌법재판관 3명의 인선작업이, 복잡해진 여야의 원 구성 문제 등으로 후보자조차 정하지 못하는 등 공전(空轉)하고 있다.
총 9명인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거나 선출한다.
국회 몫 3명은 일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각각 1명의 후보자를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은 1명을 여야 합의로 정할 것인지를 두고 3순위 원내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이 이견을 내면서 좀처럼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관 국회 선출을 위해서는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다음 달 19일 이전에 마무리하려면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미 후보자 3명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와 있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이 때문에 헌재 내부에서는 지난해 박한철 전 헌재소장과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퇴임 후 발생했던 헌법재판관 공석 사태가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퇴임한 박 전 헌재소장의 후임은 유남석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11월 취임할 때까지 공석이었다. 이정미 전 재판관도 지난해 3월 13일 퇴임했지만, 후임 재판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3월 26일에야 이선애 재판관이 취임했다.



더 큰 문제는 후임 헌재소장 인선까지도 함께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후임 재판관 선출절차가 지연되면서 9월 19일 퇴임하는 이진성 헌재소장을 이을 후임 소장을 임명하는 절차도 덩달아 늦어지는 것이다. 헌재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지명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되는데, 재판관 구성이 늦어지면서 헌재소장 인선작업은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상태다.
헌재소장 임명이 더 늦어지면 헌재는 10개월 만에 헌재소장 대행체제를 다시 맞게 된다. 지난해 2월 박 전 헌재소장 퇴임 후 이진성 헌재소장이 11월 취임할 때까지 이정미 전 재판관과 김이수 재판관이 헌재소장직을 대행했는데 1년도 안 돼 다시 대행체제를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헌재소장 대행은 최선임인 서기석 재판관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국회가 절차를 서둘러 이달 안에 3명의 재판관 후보자를 내놓으면 공석사태를 피할 가능성은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민공모제를 통해 추천받은 후보자를 내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1명은 바른미래당이 추천하는 후보자를 여야가 추후 합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창종 헌법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으로 지명한 이석태 변호사와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초순 열릴 전망이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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