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사상 첫 여자복싱 금메달에 도전하는 오연지(28·인천시청)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최악의 대진표를 받았다.
오연지는 지난 25일 대회 복싱 여자 라이트급(60㎏) 1회전(16강)에서 베트남의 류띠듀옌을 만난 데 이어 28일 열리는 8강에서는 중국의 양원루와 격돌한다.
류띠듀옌과 양원루는 오연지가 우승을 차지한 2017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 여자복싱 선수권대회 결승과 준결승에서 각각 상대했던 선수다.
오연지는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2017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거꾸로 밟아가고 있다.
8강에서 양원루를 꺾어도 한숨을 돌리기 어렵다. 4강에서는 2017 아시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북한의 최혜송과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최혜송은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열린 2018 콘스탄틴 코로트코프 메모리얼 국제복싱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쌓았다.
최혜송을 누를 경우 결승에서는 카자흐스탄의 강자 리마 볼로셴코가 기다린다.
이번 아시안게임 복싱 여자 라이트급은 아시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오연지를 비롯해 양원루, 최혜송, 볼로셴코가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오연지로서는 강적들을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만나야 하는, 대단히 불리한 일정이다.
다행히 오연지는 1회전에서 '난적' 류띠듀옌을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고 스타트를 잘 끊었다.
경기 후에 만난 오연지는 "첫 아시안게임 첫 경기라서 걱정 많이 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경기로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대진 일정에 대해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이라며 "다음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바로 눈앞의 상대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또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도 상대 선수가 잘해서 진 거라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내려오겠다"고 했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이 체급 최고 강자다.
아직 여자복싱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오연지를 비롯해 플라이급(51㎏)의 남은진(인천시청), 페더급(57㎏)의 임애지(한국체대)가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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