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자주·평화' 실천 제언…'장준하특별법' 통과 촉구도
전시회·서적판매 등 행사 다채…시민들 "선생 뜻 기억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이효석 기자 =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선생의 뜻을 기리고 의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장준하100년위원회와 서울시는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27일)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장준하 100년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진행했다.
장준하100년위원회는 '장준하 100년 메시지'를 통해 "다음 100년의 최대 전제는 '평화'"라면서 "독립·민주·통일이라는 장 선생의 발자국을 푯대로 삼아, 우리는 '평등·자주·평화'를 실천하자"고 제언했다.
장준하 선생 큰아들인 장호권 장준하100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해방 이후 잘못된 세력들에 의해 나라가 흔들리고 국민이 힘들었다"면서 "이제 국민 힘으로 바른 나라, 고루 잘 사는 나라, 남북이 화합하는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참석해 '장준하 특별법(장준하 사건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 청산 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2016년 8월 과거 독재권력 아래에서 발생한 의문사를 진상 규명하는 내용인 '장준하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장 선생 100돌인 올해는 반드시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화해와 국민 대통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오늘 자리는 명명백백한 권력에 의한 타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장준하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자리"라면서 "장 선생 죽음의 의문을 밝히는 것은 이 나라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행사에서는 장 선생 100년 생일상 케이크 커팅식과 노래 공연 등도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선생께서는 우리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셨고 해방 후에도 독재에 대항해 모든 것을 바쳤다"면서 "선생의 민족과 역사에 대한 뜨거운 사랑, 고난의 세월을 생각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그 길이 자명해진다"고 말했다.
본행사에 앞서 서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 마련된 부스를 찾아 장 선생의 탄생 100년을 축하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화가 홍성담, 이하, 박정진 등 작가 5명의 전시회를 둘러봤다.
장 선생의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는 어록을 효림 스님의 글씨체로 프린트한 종이를 나눠주거나 티셔츠 등 기념품을 판매하는 부스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는 강태원(47)씨는 "아이들에게 읽어보게 하려고 책 한권을 샀다"며 "존경스러운 삶을 산 장준하 선생을 아이들이 알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둘러보던 김선적(92)씨 역시 "해방 후에 가장 민족적인 자세를 이야기한 사람이 장준하 선생"이라며 "선생의 뜻을 알고 기리는 게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의 약사봉에 등산을 갔다가 의문의 추락 사고로 숨졌다.
이후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제기됐으며 2012년 묘 이장 과정에 유골을 검사하면서 두개골 오른쪽 뒤에 구멍이 확인돼 타살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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