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술 먹고 방황하던 때 있었죠…나를 믿고 사랑할래요"(종합)

입력 2018-08-26 18:01   수정 2018-08-28 17:41

BTS "술 먹고 방황하던 때 있었죠…나를 믿고 사랑할래요"(종합)
"SNS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본질에 충실했던 덕분"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 개막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를 매듭짓기까지 숱한 방황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방탄소년단은 26일 오후 4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 24일 발표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를 통해 2016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방황 끝에 찾은 답, '나를 믿자'
세계 최고 보이밴드라는 극찬을 받는 팀이지만 20대 청년이라면 겪는 성장통에서 이들도 예외가 아닌 듯했다.
지민(본명 박지민·23)은 "지난 2년 반 동안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면서 저희는 그렇게 못하고 있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방황도 많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건지 싶었어요. 혼자서 자신을 욕하고 있더라고요. 방 안에 혼자 들어가 술 마시고 이상한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느낀 건 '내가 나에게 참 모질게 구는구나' 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저를 믿고, 멤버들을 믿고 좋은 생각만 하며 열심히 하고 싶어요."(지민)



그렇게 만들어낸 새 앨범 타이틀곡 '아이돌'(IDOL)은 지금의 모습에 자부심을 드러낸다. 아티스트, 아이돌, 누가 뭐라 부르든 신경 쓰지 않으며 자랑스럽다고 외친다.
곡 형식은 실험적이다. 사우스 아프리칸 리듬에 국악 장단이 겹쳐진다.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같은 추임새가 신명 난다. 특히 뮤직비디오에는 한복 패션에 부채, 호랑이·북청사자놀이 이미지가 등장하면서도 사바나 풍경과 유로-아시아 건축 미술이 화려하게 섞였다.
리더 RM(본명 김남준·24)은 "사실 한국적인 요소가 들어간 건 우연이었다. 가사를 고민하던 차에 프로듀서님께 여러 가지 후보를 보냈다. 마지막에 장난으로 '얼쑤 좋다!'를 추가했다. 그런데 자꾸 머릿속에 맴돌더라. 저도 한국사람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듀서님이 보시고는 '얼쑤 좋다는 농담이지?'라고 물어보시고는 10분 뒤 이걸로 가자고 하시더라. 제가 어려서 판소리를 배웠는데 그런 것들이 자연스레 연결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슈가(본명 민윤기·25)는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인종과 성별을 떠나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축제 분위기를 낸다"며 "굳이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잘됐기 때문에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기보다, 여러 시도 중에 잘 어울려서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홉(본명 정호석·24)은 "또 EDM 스타일을 결합해 한국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음악이 탄생했다"며 "특히 아프리카 '구아라구아라' 댄스와 사물놀이, 탈춤이 섞여 따라 하기 쉬운 춤이 나왔으니 축제처럼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방탄소년단이 신곡을 설명하며 숱하게 반복한 단어는 '축제'였다.
"축제라는 게 준비 기간은 길지만, 순식간에 지나가잖아요. 쓰레기도 많이 남아서 치워야 하죠. 삶도 그렇지 않나요. 사실 행복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지나고 보면 좋았던 순간은 찰나죠. 그래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결론은 축제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청춘, 스스로에 대한 사랑, 이별 등 여러 화두를 던지고 고민했던 것의 끝에는 '이 짧은 순간을 즐겨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삶은 우리 마음가짐에 달렸으니 즐기자는 말을요."(RM)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에서도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협업했다. 미국 래퍼 니키 미나즈가 그 주인공이다.
제이홉은 "어렸을 때부터 즐겨듣던 래퍼인데 그분과 함께 작업해 자부심이 생겼다"며 "연습생 때부터 꿈꾸던 아티스트들과 요즘 협업한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고 털어놨다.
차기작에선 누구와 함께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슈가는 "어떤 음악이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제안을 주신 분 중엔 어마어마한 가수들이 많다. 하지만 음악이 우선이다. 유명세를 통해 노래를 띄우고 싶지는 않다. 음악에만 어울린다면 누구와도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SNS 때문에 떴다고? 일관성과 진심 덕분"
2013년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올해로 6년 차를 맞았다. 전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까지 받았다. 성취의 배경을 두고 숱한 분석이 쏟아졌다.
슈가는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SNS가 방탄소년단 인기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분석인데, 전 확실히 그건 틀렸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음악과 퍼포먼스, 메시지에 집중했다. 많은 분이 그런 면을 사랑해주신 게 씨앗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 SNS를 찾아보신 거지, SNS만 보고 저희를 찾아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RM도 "외부에선 '아이 니드 유'(I NEED YOU) 이전은 소위 인지도가 낮은 시절이었고, 그 이후로 '화양연화' 시리즈를 내면서 방탄소년단이 잘 됐다고 보실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지만 결국은 일관성 덕분이다. 우리가 10대일 땐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가 성장이었고, 그게 '학교' 시리즈로 나왔다. 멤버들이 20대가 됐을 땐 청춘을 노래했다. 그게 기폭제가 됐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중은 굉장히 수준이 높다. 진심과 진심이 아닌 것을 구별하는 눈을 가졌다"며 "우리는 본업에 충실하며 SNS 등 여러 가지로 진심을 전달하려 노력했다. 우리의 진심이 언어와 국가의 장벽을 넘어 (팬들의) 진심을 움직여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월드투어에 임하는 소감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전날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포문을 열었으며 내년 2월까지 북미, 유럽, 일본의 16개 도시에서 79만석 규모로 33회 공연을 연다.
진(본명 김석진·26)은 "첫 콘서트가 악스홀(현 예스24라이브홀) 2천석 규모였는데, 점점 커져서 이렇게 많은 팬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정국(본명 전정국·21)도 "한 해 한 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다"며 "특히 영국 O2 아레나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다. 모든 무대가 항상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를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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