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네 차례 단일팀 성사…2020년 도쿄서도 단일팀 추진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우리는 하나다!"
남북 단일팀이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의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
시상식을 마친 뒤 단일팀 선수들과 관계자가 모여 기념촬영을 하면서 외친 구호다.
또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파이팅'이라고 하는 말 대신 '힘내자'로 바꿔 부르며 서로 어려울 때마다 용기를 북돋웠다.
이렇듯 남북이 하나가 돼서 국제 스포츠계에 커다란 감동을 안긴 시작은 1991년이었다.
당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이 최초의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여자 단체전에서는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리분희, 유순복 등이 활약한 단일팀이 '만리장성'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중국이 절대 강세를 보이는 탁구라는 종목에서 일궈낸 결과여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남북은 또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도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역시 8강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후 급진전할 것 같던 남북 체육 단일팀 구성은 번번이 논의 단계에서 한계에 부딪히며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단일팀 구성에 막혔던 물꼬가 터졌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 단일팀이 구성된 것이다.
일부에서 반대 의견도 나왔으나 남북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팀들과 현격한 기량 차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단일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후로는 '단일팀의 원조' 격인 탁구가 5월 세계선수권과 7월 코리아오픈에서 단일팀을 다시 구성했다.
특히 7월 코리아오픈에서는 장우진과 차효심이 혼합복식 우승을 일궈내며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체전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 국제 대회 우승을 재현했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했고 여자농구에서 단일팀 사상 국제 종합대회 첫 승리 기록도 남겼다.
여기에 멈추지 않은 단일팀은 카누에서 25일 여자 용선 200m 동메달로 국제 종합대회 사상 첫 메달까지 따냈고, 이날 첫 금메달까지 수확하며 한반도기를 펄럭이고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했다.
남북은 앞으로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과 전국체전에 북측의 참가, 2020년 도쿄 올림픽 단일팀 추진 등으로 체육 교류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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