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호' 일본, 이번 대회 메달 6개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대표팀도 '노메달'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40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로 고개를 숙였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남자복식 8강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이번 대회 일정을 조기에 마쳤다.
이날 경기에 나선 남자단식 손완호(30·인천국제공항)와 남자복식 최솔규(23·요넥스)-강민혁(19·삼성전기)은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선수들이었다.
8강에서 이겨 4강에만 오르면 확보할 수 있는 동메달마저 놓치면서 대표팀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남자복식 최솔규-강민혁은 어린 선수들이고 호흡을 맞춘 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성적보다는 경험을 쌓는 것에 더 중점이 맞춰 있었다.
그러나 손완호는 팀의 간판이자 에이스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또 하필 손완호에게 0-2(17-21 11-21) 패배를 안긴 니시모토 겐타는 일본 선수였다.
한국의 오랜 스포츠 라이벌인 점도 있지만,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자랑하며 한국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단체 금메달, 남자단체 동메달을 가져갔다. 개인전에서도 여자복식 두 팀과 남자단식과 여자단식 한 명씩을 4강에 올려놓으며 4개의 추가 메달을 확보했다.
일본은 불과 2014 인천 대회에서는 여자복식 은메달 1개와 여자단체 동메달 1개로 만족했었지만, 4년 만에 메달 개수를 금메달 포함 6개로 늘렸다.
약체였던 일본 배드민턴의 발전은 한국 배드민턴 전설 박주봉 감독이 14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일군 성과이기도 하다.
박주봉 감독은 2004년부터 일본 배드민턴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지도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꽃을 피웠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박주봉 매직이 절정에 이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를 기점으로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이용대로 대표되는 기존 스타 선수들이 대거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전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전환점에서 지휘봉을 잡은 강경진 대표팀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2020 도쿄 올림픽의 준비 과정'으로 삼고 과감하게 어린 선수들 위주로 엔트리를 짰다.
예를 들어 최솔규-강민혁에게 이번 대회는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이자 생애 최대 대회였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어도 대표팀은 1980년대 배드민턴 강국으로 발돋움한 이후 역대 최약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강 감독은 자카르타에 입성했을 때 "다른 나라 대표팀이 놀라워할 정도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쓴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는 것도 안다"며 저조한 성적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노메달 충격에 일본이라는 비교 대상까지 떠오르면서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더욱 큰 부담감 속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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