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갑질' 물의…"경영 일선 사퇴"(종합2보)

입력 2018-08-27 15:51   수정 2018-08-27 15:56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갑질' 물의…"경영 일선 사퇴"(종합2보)
회의·보고 때 상습적 폭언·욕설 논란…"안 겪어본 직원 거의 없어"
네이버 사회공헌법인 '커넥트재단' 이사장직 유지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홍지인 기자 = 윤재승 대웅제약[069620]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 등의 갑질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윤 회장은 27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업무 회의와 보고과정 등에서 경솔한 언행으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를 믿고 따라준 대웅제약 임직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대웅제약은 향후 전승호, 윤재춘 전문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회사 보고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등의 폭언을 일삼은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갑질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검사 출신으로, 1995년 대웅제약에 감사로 입사한 뒤 이듬해 부사장에 임명되면서 2세 경영을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유로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 지주회사 대웅[003090]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이번 갑질 물의로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회장은 이들 자리에서도 물러날 전망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갑질 행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웅제약에서 간부로 일하다 퇴사한 한 직원은 "대웅의 간부 중 윤 회장에게 직접 보고를 해본 직원들은 갑질을 겪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이 때문에 최근 몇년 동안에만 많은 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웅에서 일했던 직원들한테 (윤 회장이) 취조하듯이 임직원들을 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이런 문제가 언젠가는 곪아 터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윤 회장이 네이버의 사회공헌 법인 커넥트재단 이사장직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커넥트재단은 정보기술(IT) 분야의 공익 교육 사업 등을 펼치는 기구로, 윤 회장은 2013년부터 이사장직을 맡아 오고 있다.
그는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51)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네이버(당시 NHN)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네이버 관계자는 "윤 회장이 경영일선 후퇴와 관련해 커넥트재단 쪽에 입장을 전해준 것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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