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는 댓글조작 공범" 확신…법정서 스모킹건 꺼내나

입력 2018-08-27 15:39   수정 2018-08-27 17:36

특검 "김경수는 댓글조작 공범" 확신…법정서 스모킹건 꺼내나
산채 방문 시각 킹크랩 초기버전 실행된 '디지털 흔적' 등 확보
金지사 "시연 본 적 없어" 부인…영장판사도 "공모관계 다툼여지"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허익범 특검별검사팀이 27일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사건 연루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로 내세운 건 디지털 기록이었다.
김 지사가 드루킹의 파주 사무실 '산채'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회를 직접 봤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흔적이 디지털 기록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산채를 방문한 건 사실이지만 시연회가 있었던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하는 김 지사의 반박을 뒤집을 물증이라고 특검은 보고 있다.

다만 특검이 김 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심사한 법원이 김 지사의 범행 가담 정도를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고 판단한 바 있어 재판에서의 혐의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른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파주 출판사를 찾았을 때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초기 버전의 시연을 참관했고, 킹크랩 사용을 허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둘리' 우모씨 등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일찌감치 확보했다.
시연회 관련 내용이 기술돼 있는 '20161109온라인정보보고' 등의 문서도 드루킹의 USB에서 확보했다. 이 문서는 김 지사가 방문한 날 작성한 것으로, 드루킹이 이끈 단체 '경인선'과 킹크랩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특검은 나아가 디지털 물증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다.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특검으로선 반박할 수 없는 물증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수사팀은 먼저 시연이 이뤄졌다고 하는 시간대의 네이버 뉴스의 댓글 공감클릭 기록 1천700만건을 네이버로부터 확보했고, 이를 분석해 특정 아이디 3개가 순차적으로 공감 클릭을 반복한 내역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어 해당 아이디의 공감 클릭 기록이 시연회 당시 활용된 킹크랩 초기 버전으로 실행됐음을 입증하는 데도 성공했다.
수사팀이 압수한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해독해 그곳에서 킹크랩 초기 버전 파일을 확보했던 게 단서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다만 특검이 이런 증거 자료를 김지사의 영장심사에서 이미 제출했는데도 법원이 김 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특검으로선 적잖은 부담이다.

당시 법원은 "공모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는 점을 기각사유로 들었다.
특검은 드루킹과 우씨 등의 진술이 일관되고 자세한 만큼 혐의를 부인하는 김 지사의 입장을 법정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시간에 제한된 자료를 토대로 유무죄가 아닌 구속사유만을 판단하는 영장심사와 엄밀한 증거 자료 판단을 거쳐 유무죄를 가리는 형사재판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시연회가 열린 시각에 킹크랩 초기 버전이 실행됐다는 사실은 특검이 밝혀냈더라도, 김 지사가 이를 참관했고 드루킹에게 킹크랩 개발 및 운용을 허락했다는 공소사실은 특검이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입증해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풀영상] 특검 "김경수,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해 대선 겨냥 댓글조작" / 연합뉴스 (Yonhapnews)

특검 "김경수,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해 대선 겨냥 댓글조작" / 연합뉴스 (Yonhapnews)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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