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등으로 휘청거리던 반도체주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올수록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도체 종목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33% 오른 4만6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난 21일 이후로는 24일 하루만 빼고 모두 올랐다. 이 기간 주가는 5.6%가량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2.08% 상승한 8만3천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이 이날도 순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410억원어치 사들였고 SK하이닉스는 1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비해 기관과 개인은 매도 우위의 거래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쓸어 담고 있다.
지난 6∼7월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27일까지는 총 2천3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이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하면서 다른 반도체 소재·장비주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날 테스[095610](6.98%), 원익IPS[240810](2.84%), 주성엔지니어링[036930](2.06%), 유진테크[084370](1.99%), 에스티아이[039440](1.58%) 등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업황 논란이나 미중 무역전쟁 등 우려 요인이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저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반등은 가격 메리트가 반영된 결과"라며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46배 안팎으로 연초 이후 최저 수준이어서 이런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주가 바닥을 지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이사는 "삼성전자의 경우 거시적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됐고 현 주가 수준에서 배당수익률이 3.3% 이상"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은 올라가고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도체주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부정적 전망과 달리 D램 가격 조정은 일시적인 것이고 호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를 둔 분석이다.
김동원 이사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반도체 수요 중 서버가 3분의 1 이상이어서 업황 변동성이 커지기 쉽지 않다"며 "D램 가격은 올해 3분기∼내년 1분기에 조정을 받더라도 분기별 하락률이 평균 5% 미만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원가절감 등으로 충분히 만회 가능한 범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적 악화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내년 2분기부터 다시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도 올해 말∼내년 초에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테크팀장도 "서버 수요 지속과 공급 제약으로 D램 공급 초과는 쉽게 발생하기 어렵다"며 대형주 가운데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삼성전자를 차선호주로 꼽았다.
최 팀장은 "D램 가격이 올해 4분기부터 소폭 하락하겠으나 이는 공급 초과가 아닌 수익성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D램 업체 주가는 단기적으로 올해 3분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반등하겠고 중장기적으로도 과거와 다른 D램 가격 하락률과 이익 흐름 등을 반영하면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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