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까지 롯데갤러리 11개점서 아트프로젝트 LAAP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롯데백화점 롯데갤러리가 전국 11개 전시장을 아우르는 예술 프로젝트 LAAP(Lotte Annual Art Project)를 선보인다.
31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과 패션을 아우르는 '경계 없는 옷장'을 주제로 내세운다.
예술가이기도 한 패션디자이너들의 전성기 시절 작업을 돌아보거나, 패션과 연결된 현대미술과 그 반대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에서 열리는 '더블 엣지' 주인공은 앙드레김(1935∼2010)과 이신우.
한국 패션계 전성기인 1980∼1990년대 활약한 두 디자이너는 패션 세계가 사뭇 달랐다. 앙드레김은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로 이름을 날렸고, 이신우는 기성복 대모였다.
이번 전시는 두 디자이너의 작업 세계를 소개하고 그 미의식을 살펴본다.
전시를 기획한 김홍기 패션큐레이터는 27일 서울 명동에서의 간담회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옷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가 매우 달랐던 두 디자이너를 모았다"라면서 "앙드레김과 이신우만을 모아 돋을새김한 전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앙드레김 아들인 김중도 앙드레김아뜰리에 대표와 이 디자이너도 참여했다.
이 디자이너는 "항상 옷과 패션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생각했다"라면서 "패션 작업은 항상 팀으로 하는 것이기에 그동안 옆에서 노력해준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디자이너는 1990년대 후반 명동의 한 유명 카페에서 앙드레김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일화 하나를 공개하기도 했다.
"저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앙드레김이 저를 보고서는 벌떡 일어나, 이쪽으로 걸어오더라고요. 그때 제 회사가 IMF로 남에게 넘어간 상태였어요. 그걸 다 알고 계셨나 봐요. 제가 (인사하려고) 일어났더니, 절 안아주더라고요. 제 등을 두들기면서 '이 선생님, 재기하세요 재기하세요'라고 말해요. 이분이 이렇게 따뜻한 분이었구나, 그래서 그런 옷을 만드셨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김 대표는 "아버지 돌아가신 뒤 몇 차례 열린 전시들의 포메이션이 다들 비슷했는데 이번 전시는 디테일하게 (작업) 세계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보였다"라면서 "유독 국내 디자이너들 평가가 약한데 세계관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다음 달 베벌리 힐스 한 호텔에서 앙드레김 전시가 개최된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앙드레김 고객이던 한 재미교포 사업가가 마련한 패션쇼는 자선기금 모금 행사를 겸해 열린다.
롯데갤러리 대전점에서 열리는 '해일앤헤리티지' 또한 패션디자이너 양해일과 공예작가 김용겸·조하나가 협력해 선보이는 전시다. 전통을 소재로 미술과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밖에 현대미술가 조영주, 심경보, 김민형, 방인희, 오상택, 유쥬쥬, 이지양 등이 참여한 '코드 스티치'(청량리점·안양점), 디자이너 JWOO와 사진가 정일영이 협력한 '패션, 너의 곁에서'(대구점) 등이 예정됐다.
9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에 롯데갤러리가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전체 롯데갤러리가 동일한 주제로 참여하는 행사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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