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짝발·단신'의 벽을 넘어…우상혁, 자카르타 하늘을 날다

입력 2018-08-27 22:50  

[아시안게임] '짝발·단신'의 벽을 넘어…우상혁, 자카르타 하늘을 날다
8살 때 교통사고 당해 오른발이 작은 '짝발'…높이뛰기 선수로는 작은 키 1m88㎝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죠."
8살 때 당한 교통사고를 떠올리면서도 우상혁(22·서천군청)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의 오른발은 왼발보다 작다. 교통사고 후유증이다.
하지만 우상혁은 '천운'이라고 했다.
"구름발인 왼발을 다쳤으면 높이뛰기 선수를 할 수 없었을 거에요."
우상혁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금 큰 왼발로 힘차게 도약해 2m28을 넘었다.
스물두 살 우상혁은 이렇게 아시아 높이뛰기 챔피언에 올랐다.
우상혁은 달리기가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졸라 육상부에 들어간 것도 그저 달리는 게 좋아서였다.
대전 중리초등학교에서 윤종형 코치를 만나면서 우상혁의 인생이 달라졌다.
우상혁은 "육상부에 들어가 다른 선수와 뛰어보니 내 달리기 실력은 별 게 아니더라"고 웃으며 "윤종형 선생님의 권유로 높이뛰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짝발'은 극복의 대상이었다.
우상혁은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균형을 잡으니 높이뛰기에는 짝발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우상혁은 높이뛰기에 최적화된 선수가 아니다. 그의 키는 1m88㎝.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편이다.
우상혁은 "나도 내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상혁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이다.
홀름은 1m81㎝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했다.
우상혁은 "홀름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본다"고 했다. 그렇게 우상혁은 단점 하나를 또 지웠다.
'짝발'과 '단신'의 한계를 극복한 우상혁은 두려움 없이 바를 넘었다.
우상혁은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20을 기록,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세계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24를 뛰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며 큰 무대를 경험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2018년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 나선 우상혁은 대회 전 "내가 다크호스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침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무타즈 에사 바심(26·카타르)이 발목 부상 탓에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않았다.
우상혁은 "사실 바심의 경기를 바로 옆에서 보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면서도 "바심을 빼면 다른 경쟁자들의 기록은 비슷하다. 나도 한 번 메달에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2m28을 날아올라 은빛으로 약속을 지켰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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