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블룸버그 단말기 고객인 웰스파고 CEO가 항의 전화"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대형은행 웰스파고의 항의 후 이 은행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기자를 교체하자 이에 반발한 여러 명의 베테랑 기자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일은 지난 3월 블룸버그의 샤히엔 나시푸르 기자가 쓴 기사가 발단이었다. 그는 웰스파고가 미국 총기 산업의 자금줄이라며 미국총기협회(NRA)와 웰스파고의 관계를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후 티머시 슬론 웰스파고 CEO가 이 기사와 관련한 입장을 담은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냈는데 나시푸르는 이 메모를 입수하려는 과정에서 웰스파고 대변인과 시비를 벌였다.
슬론 CEO는 메모에서 총기 규제에 대한 논란 속에 고객인 총기 제작사들과 총기 안전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시푸르는 블룸버그 금융뉴스 부문 글로벌 에디터인 캐롤라인 게이지의 지시에 따라 통화 당시의 언행에 대해 웰스파고에 사과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와 웰스파고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같은 달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은 슬론 웰스파고 CEO가 나시푸르의 행동에 대해 자신에게 항의했다며 나시푸르의 담당 업무를 웰스파고에서 트럼프 재단으로 교체했다.
편집장의 이 결정으로 블룸버그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다. 이 사건 이후 블룸버그 은행 취재팀의 베테랑 기자 3명이 회사를 떠나 CNBC 방송,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으로 옮겼다.
블룸버그의 주 수입원은 금융 정보와 뉴스 등을 제공하는 블룸버그 단말기 구독료다. 대당 구독료는 연간 약 2만달러(약 2천200만원)다.
웰스파고는 다른 금융 분야 기업과 마찬가지로 블룸버그에 중요한 고객이라 이 은행이 구독을 끊으면 블룸버그는 수백만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된다.
블룸버그 대변인은 "우리가 기업을 어떻게 취재하는지 결정할 때는 독자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만을 고려한다"고 말했으며 웰스파고 측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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