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인 대표 "감성적 AI로봇으로 온기 있는 무인점포 구현"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정보기술(IT)의 발달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유통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부는 가운데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무인점포를 선보인다.
세븐일레븐은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핸드페이(정맥 결제 시스템)를 탑재한 인공지능(AI) 결제 로봇 '브니'(VENY)를 공개했다.
브니는 지난해 5월 선보인 핸드페이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이달 공개한 자판기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에 이은 세븐일레븐의 세 번째 디지털 혁명 프로젝트다.
'5살 북극곰'을 콘셉트로 한 브니는 ▲AI 커뮤니케이션 ▲안면인식 ▲이미지·모션 센싱 ▲감정 표현 ▲스마트 결제 솔루션 ▲POS(판매정보관리) 시스템 ▲자가진단 체크 기능 등 7가지 핵심기술을 담았다.
가장 핵심 기능은 AI 학습 기반의 '문자음성 자동변환'(TTS) 기능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브니에 대한 소개, 상품 안내, 일상 대화 등 1천 가지 상황별 시나리오에 대한 음성 서비스가 가능하다.
브니는 약 3m 안의 객체와 사물을 인식하는 안면인식 기능도 갖췄다. 고객 동의로 인증 과정을 거치면 안면 정보를 검출해 기억하고 재방문 시 '재방문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같은 인사를 할 수 있다.
또한, 고객과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위치에 따라 시선을 움직이는 이미지·모션 센서가 탑재됐다. 고객이 매장 안에 들어오면 이를 인지하고 시선을 틀어 인사를 할 수 있다.
고객이 결제나 각종 대화를 할 때 친근감을 주도록 7가지의 3D 감정 표현 기능도 담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웃음 띤 모습을 보여주고 칭찬을 받으면 하트 눈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브니는 핸드페이와 신용카드, 교통카드, 엘페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셀프 결제도 할 수 있다.
아울러 일반 점포의 POS 시스템을 구현해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의 판매(주류 등 대면 판매가 필요한 상품 제외)가 가능하다.
이 밖에 '셀프 컨디션 체크' 기능을 통해 전반적인 기능의 이상 유무를 자체적으로 체크해 관리자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준다.
이날 시연 행사에서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가 앞에 서자 브니는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를 건넸고 '좋아하는 음식이 뭐니'라는 질문에는 '북극곰이라 곰탕 빼고 다 좋아해요'라고 유머 섞인 대답을 했다.
브니는 점주가 점포를 비우면 무인점포 모드로 전환, 관리자 없이도 고객이 핸드페이 등을 통해 무인결제가 가능하다.
브니는 우선 스마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1·2호점에서 기존 무인 계산대를 대신해 운영된다.
세븐일레븐은 브니를 탑재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추가로 선보이는 한편 일반 가맹점 도입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브니를 도입하더라도 상품 진열, 청소 등을 위해 관리자가 필요하므로 완벽한 무인 매장은 될 수 없지만, 기존 유인 점포와 비교해 최소한의 인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세븐일레븐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결제시스템 혁신, 무인화, AI 기술 접목 등은 유통업계의 화두"라며 "브니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무인점포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무인결제 과정에서는 고객에 대한 접객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지만 브니 도입을 통해 단골에 대한 접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소통과 감성의 가치를 더해 따뜻하고 친숙한 미래형 점포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gatsb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